'마약 문제는 곧 내 문제’, 관심 가져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독되기도

마약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으며 누구나 중독될 수 있다. 마약을 접한 사람은 시급히 전문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진 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   재벌이나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관련 기사가 연이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약을 사회적 악으로 간주하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마약은 내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마약 예방에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마약은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료용으로 마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런 만큼 중독될 위험이 상존한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해 하반기(2018.7.1.~2018.12.31.) 조사 결과, 국민 4.4명 중 1명꼴인 1,190만 명의 환자가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 받았다고 최근 발표했다.

처방된 의료용 마약류로는 마취·진통제인 프로포폴이 가장 많았고(446만 명), 이어  최면진정제 미다졸람, 항불안제 디아제팜·알프라졸람, 진통제 페티딘, 최면진정제 졸피뎀, 마취·진통제 펜타닐, 항불안제 로라제팜, 항뇌전증제 클로나제팜, 식욕억제제 펜터민 순으로 많았다.

여성(58%)이 남성(42%)보다 사용이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50·40·60대 순, 효능 군별로는 마취·진통제, 최면진정제, 항불안제 순으로 많았다. 이런 의료용 마약류들이 철저하게 관리되느냐 하는 것에는 다소 이견이 따른다.

최근 여러 언론들은 교도소에서마저도 약물계가 흔할 정도로 마약이 남용되고 있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재소자들이 치료를 내세워 의료용 마약을 무료로 처방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마약 사범들이 교도소에서 마약에 대해 배우게 된다는 한 연예인의 고백도 있었다.

 

누구나 마약 중독 가능 주변에 마약물질 널려 있어

마약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마약을 흡입하거나 중독자가 되는 일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국내 유흥업소에서 소위 물뽕이라 불리는 감마 하이드록시낙산(GHB)이 유행했는데 사정당국에서는 손을 놓고 있었다.

GHB는 주류 등 음료에 몇 방울 타서 마시게 되면 15분 이내에 기분이 좋아지고 3~4시간이나 지속되어 데이트 강간 약으로 성범죄에 악용되어 왔다. 그러나 반감기 짧아 하루 전에 몸에서 배출되어 증거 잡기가 어렵다는 게 경찰의 얘기다. 지자체에서는 단속 여력이 없다고 말해왔다.

많은 클럽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이 몰래 음료에 넣은 GHB를 섭취하고도 졸려서 기억을 못하거나 흔적이 없어 인식하는데 며칠이 걸리는 게 실상이다. 이런 GHB를 얕보면 안 되는 게 잘못 걸리면 강간은 물론이고 과량 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액상 대마도 많이 유통되고 있다. 환각 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이 고농도로 농축된 약용 마리화나로서 담배에 묻혀서 피운다. 남이 권한다고 해서 선뜻 담배를 받아 피웠다가는 대마 흡연자가 될 수도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문제를 최소화 하는 방법은 우선 유흥업소, 매춘업소 등 마약이 사용된다고 의심되는 장소를 피하는 것이다. 클럽을 가더라도 모르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리를 비웠다 돌아왔을 때는 잔에 남아 있던 술을 마셔서는 안 되며 만취 상태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마약 유통·사용자들은 일반인들을 상대로 마약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자신이 권하는 물질이 합법적인 것이라며 유혹한다. 이상이 있으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흔적이 없더라도 의심 가는 일이 생기면 전문가들과 상의해야 한다.

또 본인도 모르는 마약이 우편물에 들어 있을 수도 있다. 이를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검찰청에 신고하지 않고 보관하거나 사용하면 본인 진술에 신빙성이 결여되어 중한 처벌을 면하기가 어렵다.

국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은 필로폰, 엑스터시, 대마(해쉬쉬) 밀수입의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필로폰, 엑스터시를 투약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 대마(해쉬쉬) 흡연, 소지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이하의 징역에 처할 것을 명하고 있다.

 

선의의 마약 피해자, 우선 전문기관 상담 받아야

마약류는 일반적으로 느낌, 생각 또는 행태에 변화를 줄 목적으로 섭취하여 정신에 영향을 주는 향정신성물질을 말하며 좁은 의미로는 생산, 판매, 사용이 금지된 불법약물을 지칭한다.

마약류는 의존성, 통제 장애, 사회성 장애, 위험한 사용, 내성 및 금단 증상을 일으키며 신경조직망 손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하다. 기억력 감퇴, 집중력·판단력 장애를 발생시키며 뇌··심장 등 신체 각 기관 손상을 가져온다. 환각상태에서 범죄 유발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마의 장기적 흡연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동기를 없애고 정서를 우울하거나 불안하게 할 수 있으며 심지어 병적인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뇌로 전달하는 산소를 감소시켜 심장활동을 증가시키며 일반 담배보다 4배 이상의 타르를 함유하고 있어 심각한 호흡기 상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마약류 중 특히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은 단 한 번만이라도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강력한 쾌감을 느끼게 하고 두 번째이면 그 기억이 평생 남을 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2명의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던 40대 여성이 1998년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믿고 필로폰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 불과 4년 만에 갈색머리는 하얗게 세어 버렸고 얼굴은 70대 노인처럼 쭈글쭈글해진 것은 교과사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이런 마약류를 접했으면 중독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기관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가 국립정신병원 등을 마약류중독자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처음 마약을 접해본 사람은 이런 약물치료 위주의 치료기관보다는 교육 위주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선의의 피해자라 하더라도 일단 법적 대상이지만 우선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마약퇴치운동본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한 번 마약을 접하면 강력한 물질에 계속 연결되며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마약퇴치운동본부는 내담자에 대해 검경에 신고할 의무가 없으며 마약 퇴치 노력자료를 만들어주어 혹시 나중에라도 검찰 조사 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검찰은 마약사범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일정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법적 조치를 완화해주거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는 의사 약사 임상병리사 등 전문인들이 심층상담과 평가도구를 통한 개별 상담을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발견하고 치료, 교육해준다. 보통 교육시간은 4일간 28시간이며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서비스는 일부를 제외하곤 무료이다.

이한덕 예방사업팀장은 마약 중독은 계속 관리해야 하는 만성 뇌질환으로 혼자 하면 어렵고 무뎌진다면서 많은 치료 경험이 있고 헌신하는 전문가들이 있는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함께 중독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