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양면, '씁쓸한 비하인드 스토리'

월호 폭풍에 휘말린 6.4전국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끝났다.
기존의 영, 호남 선거 판세를 큰 변화없이 유지한 가운데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권에서 야권이 우세한 결과로 나타났다.

서울은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25개 구청중에서 20개 구청이 야당이 차지하고 기존의 송파, 서초, 강남, 중랑, 중구가 여당이 차지하는 기존의 판세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여, 야를 막론하고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한국 정당정치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4 선거 일전을 준비하는 코앞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집권 여당을 강타하는 거센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고, 이로 인한 때 이른 ‘정권 심판론과 박근혜 구하기’ 라는 맞대결의 이상기류를 만들어 냈기에 후보자의 자질이나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운 정상적인 선거 정책이 실종됐을뿐만 아니라 인물 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형국이 조성 됐기 때문이다.

애당초 이번 선거의 논란은 기초단체장이하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번복했던 새누리당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공세전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여, 야 양측의 꼬리 내리기 선거전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무시한 치졸한 행태로 변질된 발자취를 남겼다.

공약 이행을 못하게 된 새누리당은 국민경선제라는 그럴듯한 단어를 들고 나왔고, 안철수와 연합하여 민주당의 하드웨어를 바꾼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원투표와 당론으로 무 공천 재확인까지 하면서 여당을 압박 하더니 결국 슬그머니 공천권을 행사하는 촌극을 연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렇게 급조된 경선 방식이 지도부와 당자가 모두가 만족하는 경선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없었다.

특히 서울 25개 구청장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여, 야’ 모두, 급하게 들고 나온 설익은 정책으로 지역구 위원장이나 중앙당의 지도부도 예측하지 못했던 경선 부작용과 혼탁한 결과에 놀라움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한 것 이였다.

그 부작용은 15일간의 선거 운동 과정에서 여지없이 나타났다.
일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나 위원장들은 어쩔 수 없이 표면상으론 선거의 승리를 위한 자당 후보를 지원을 하는 척 했지만, 당장 2년 후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신에게 미칠 영향과 자신의 입지에 도전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발 벗고 나서서 적극 지원 할 수 없다는 씁쓸한 내심에서 비정한 정치 현실이 감지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다음을 의식한 상당수 경선 탈락자들은 적과의 동침도 불사 하면서 아군을 불리하게 하는 복마전의 함수 관계가 포착되는 현실에서, ‘잘못된 경선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제 유권자의 주사위는 새 지방자치를 이끌 지도자를 탄생 시켰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세계경제 순위 10위권을 마크하던 한국이 지난 5년간 연속적으로 퇴보한 경제적 수레바퀴를 선진 대열에 다시 합류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 선진화된 정치의식이 전제 돼야 한다는 국민적 공론화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의 정당 정치도 재인식돼야 한다. 정당정치의 선거 근간은 정당의 정치 노선과 뜻을 같이 하는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급조된 정책이다 보니 각 지역마다 통일된 경선 방법이 부실했고, 특히 서울의 25개 기초단체에서는 지역위원장들과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경선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입심이 좋은 지역 국회의원들은, ‘공정한 경선의 결과로 위장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연출되기도 했다.

총선과 대선의 양대 선거가 국가의 운명을 거는 큰 틀에서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면, 지방선거는 국가의 기본적 성장 동력인 자치단체를 리드하는 ‘덕망과 식견,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의 지도자’를 뽑는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유권자의 행사로 통한다.

오늘의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찾기 위해 동북아 패권 국가를 부활시키자는 아베의 도전적 발언으로 아시아 주변 국가를 다시 긴장 속에 몰아넣고 있다.

과거의 영토 전쟁에서 울타리 없는 경제 전쟁으로 50년의 세월, 이제 다시 영토 전쟁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정치가들이 세계를 바로보지 못한다면 잃어버린 20년의 일본을 닮아가는 것은 물 보듯 뻔한 일이다.

덕망과 능력을 갖춘 인물울 밀어내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면서 부실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준엄한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유권자의 의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시사경제신문 발행인 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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