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7 결산 당기 순이익 약 4조원
2001년 4조2천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아
총 수익 감소했지만 금리 인하로 비용 줄여

작년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16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7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7회계연도 결산결과 당기 순이익(세후)이 3조9천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조3천779억원) 대비 5천861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였던 2001년(4조2천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이다.

하지만 한은의 지난해 총 수익은 12조3천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천575억원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최대치를 달성한 것은 총비용이 전년 대비 2조5천220억원 감소한 7조799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익 감소분 보다 총비용 감소분이 높은 이유는 금리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통화안정증권의 지급이자 등 통화관리 비용이 크게 줄었다. 시중 통화량 조절을 위해 발행하는 통안증권의 지급 이자가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통화안정증권 이자는 2016년 3조591억원에서 지난해 2조5천790억원으로 4천800억원이 감소했다.

한은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조7천836억원 감소한 12조2천425억원을 달성했다. 한은에서 보유한 유가증권 매매이익이 1조1천572억원 감소한 영향 탓이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해외채권 가격이 덩달아 하락한 영향이 컸다. 영업비용은 2조5천792억원 감소한 7조124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의 외화자산 중 현금성 자산(단기국채, 예치금 등)은 지난해 말 기준 3.2%, 직접투자자산(정부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은 77.7%, 위탁자산(국제 자산운용사, 한국투자공사에 위탁 운용한 자산)은 19.1%로 나타났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이 68.1%로 전년 대비 2.2%p 감소했고, 기타 통화자산은 31.9%의 비중을 보였다.

상품별로는 정부채 비중이 37.5%로 0.6%p 증가했고, 주식의 비중은 8.6%로 0.9%p 증가했다. 이는 세계 경제 상·하방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유동성이 높은 자산인 정부채, 주식 비중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