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4분의 1을 이자로 지불하고 있는 상황
금리 인상 때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커

대출금리 상승 시 부실 위험이 높은 낮은 신용등급의 ‘취약차주’ 부채 규모가 8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취약차주 부채 규모는 8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전체 가계대출에서는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가운데 소득하위 30%인 저소득층 또는 신용등급 7~10등급인 저신용자를 ‘취약자주’로 분류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자료를 활용한 가계부채DB를 업데이트해 이들의 부채 규모 변화를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취약차주의 금융기관별 대출 비중은 비은행이 66.4%로 은행(33.6%)의 2배에 달하며, 비은행금융은 상호금융(26.2%), 여전사(15.5%), 대부업(1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상승시 이자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자 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자 DSR·연소득 대비 이자 상환액)은 24.4%로 나타났으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6년 말 154.6%에서 지난해 말 159.8%로 5.2%p 상승했다.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16년 말 81.8%에서 지난해 말 83.8%로 2.0%p 올랐다. 고소득자(상위 30%)와 고신용자(1~3등급) 차주의 대출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0.4%p, 3.0%p 상승한 65.9%, 68.7%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겠지만 현재 부채 보유 가계의 소득과 자산 규모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취약차주의 차주 수와 부채규모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 시 이들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재무 건전성 변화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