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손 내밀던 GM, 기습 폐쇄 발표
산업 위축, 대량 실직, 지역 경제 타격 우려

제너널모터스(GM)가 13일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축과 대량 실직 사태로 인한 사회 문제, 지역 경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GM은 이날 한국GM 군산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완전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M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수년간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한국GM의 경영실적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군산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GM의 군산공장은 차량 26만대를 생산한 2013년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꾸준히 줄어 지난해에는 공장 가동률이 3만대 수준인 20%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5조원을 넘어서던 생산액은 1조원까지 하락했고, 직원도 감소해 현재 2천40여명이 근무 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GM에 부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1, 2차 중소 협력업체들이 많다. 이런 1, 2차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경우 그 영향이 완성차 업계로 뻗칠 수밖에 없다.

또한 대량 실직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 등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GM 군산공장에 부품 등을 납품하고 있는 1, 2차 중소 협력업체는 135개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이 고용하고 있는 근무자의 수는 1만700여명에 이른다.

특히 군산시는 30만 군산 시민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만행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지난해 7월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가 이미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번에 한국GM까지 폐쇄하게 되면 회생이 어려울 정도의 타격이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GM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으로 폐쇄를 발표한 것인지, 한국 시장에서 완전한 철수를 위한 출구 전략인지를 두고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에 손을 벌리기 위한 전략인지, 실제 한국 철수를 염두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GM이 우리나라 정부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GM이 한국 잔류를 두고 우리나라 정부와 자금 지원 등에 대한 줄다리기를 하다 기습적으로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해버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GM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며 한국 노동자와 관련 산업, 경제적 위축을 무기로 우리 정부와 줄다리기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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