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 통해 생계지원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거주하고 있는 76살 이 모 할머니는 날씨가 아주 나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폐지 줍는 일을 하고 있다.

지체장애가 있는데다 당뇨까지 앓고 있어 치료비를 감당하고 생계를 유지하려면 조금이라도 폐지를 더 수거해야하기 때문이다. 자녀가 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아 부양받기도 쉽지 않다.

이 할머니가 오전 내내 힘겹게 폐지를 주워 고물상에 팔아 받는 돈은 5000여 원.

폐지는 1㎏에 130원 정도로 그나마 5000원을 벌려면 40㎏에 가까운 폐지를 모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힘들다. 폐지를 주워 팔아 생활하는 노인이 급증해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해 폐지를 주워야 하는 노인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구역을 지키기 위한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 폐지를 줍는 과정에서 낙상이나 찰과상 등 부상의 위험도 상존한다.

이 같은 이 할머니의 일상에 이달부터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전보다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공공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지역 내 폐지수거노인을 공공일자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 7월 중순부터 3개월여에 걸쳐 실태조사를 벌였고, 170여 명의 노인을 파악했다.

이들 폐지수거 노인들은 대부분 월 20만 원도 안 되는 소득으로 힘겨운 황혼을 보내고 있는 홀몸노인들이었다.

특히 이들은 최저생계비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층이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내몰려있었다.

왜냐하면 별 도움을 받지는 못하지만 부양의무자로 인정되는 자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성북구는 자체 파악한 폐지수거노인들 중 공공일자리사업 참여가 가능한 16명을 이달부터 근로유지형 자활사업에 참여시켜 월 50만 원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게 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앞으로도 폐지수거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들을 지역공동체일자리나 공공근로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보다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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