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트위터 활용해 의견 개진하다

반상회 그리고 21세기 정보화사회.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통신기술과 뉴미디어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는 현 시대에‘행정의 공시사항을 전달’한다는 상의하달의 개념은 구시대의 산물로 치부돼 버린다. 또한 독립된 섬처럼 사적 생활을 중시하는 요즘 세태에 매월 모임을 가진다는 것도 쉽지가 않다. 때문에 반상회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왔고, 실제로 몇 군데 지자체는 반상회를 폐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민의를 반영한다’는 반상회 본연의 순기능에 주목하고 트위터라는 뉴미디어를 이용해 반상회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월) 반상회에서 나온 질문을 구민들이 트위터로 올리면 구청 박춘희 구청장 이하 직원들이 트위터로 즉각 응답하는 트위터 반상회를 개최한다.

트위터 반상회는 오는 27일(월) 반상회 날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반상회에 참석한 구민은 트위터에 로그인한 뒤 본인의 질문 뒤에 #송파반상회를 입력하고 글을 올릴 수 있다.

구청 대회의실에선 박춘희 구청장, 김찬곤 부구청장, 각 국(소)장ㆍ주무과장 등 구 직원들이 모여, 올라오는 트위터 질문을 대형화면과 개인 노트북 등을 통해 접수한다. 간단한 답변은 구청장이나 각 국(소)장이 그 자리에서 답을 올리고, 현황 파악이 필요한 질문은 각 부서에 근무중인 담당 직원들이 확인한 후 신중하게 답변을 작성한다. 때문에 트위터 반상회가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은 전 가벼운(?) 비상대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구민이 본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려면, 트위터 검색창에 #송파반상회를 입력하면 바로 볼 수 있다.

구는 구민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해 이 과정을 생중계한다. 또한 보다 정확한 전달을 위해 트위터에 올라온 질문과 구청장 및 각 국(소)장의 질의응답 과정을 전문 리포터를 활용해 보여줄 계획이다. 영상은 송파구청 인터넷방송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거여1ㆍ삼전ㆍ송파2ㆍ방이2ㆍ잠실4ㆍ문정2동 6개 동은 시범동으로 지정돼 운영된다. 이들 각 주민센터에 모인 구민들은 대형화면을 통해 구청의 생중계를 보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질문을 던질 계획이다.

트위터 반상회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구는 지난 20일 전직원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실시했고 반상회도 시연하였다. 시연회에 참석한 간부 직원들은 트위터를 익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트위터 활용에 대한 기초교육을 끝냈기 때문이다. 시연회 후 직원들은 짧은 소감을 전했다.

유병홍 주거정비과장은“인ㆍ허가 같은 행정사항은 구민의 이해관계가 확연히 엇갈릴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관석 교통건설국장은“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반상회를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만약 이번 트위터 반상회가 활성화된다면, 뉴미디어를 손발처럼 사용하는 신세대들이 많이 참여할 것 같다”며 기대감도 보였다.

사실 몇 해 전부터 여러 지자체에서‘사이버’라는 이름이 앞에 붙은 반상회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자체 시책을 온라인상으로 홍보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정도에 그쳐 ‘사이버 반상회’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트위터 반상회는 반상회와 구청을 트위터로 직접 연결하고, 논의된 문제를 구청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구는 이런 극대화된 피드백 때문에 구 행정과 반상회에 대한 구민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얼굴 보기 힘든 이웃끼리 한 달에 한 번 모임으로써 공동체 간 교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위터 반상회 탄생에는 평소 소통을 중시해온 박춘희 구청장의 구정 철학과 강력한 소통의 매개체 트위터 그리고 구의 우수한 SNS 활용능력 등이 자리잡고 있다.

구가 운영중인 트위터는 22일 현재 16492명이 팔로하고 있고, 블로그는 운영 1년 만에 방문자 수가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뛰어난 운영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제4회 대한민국 소셜미디어 대상’에서 소셜미디어 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받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그 실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구는 이달 중 SNS자문단을 발족해 SNS행정을 더욱 발전시킬 예정이다. 또한 향후 직원 SNS 활용교육 이수제 운영(총무과), 황사/오존 특보 SNS 활용 전파(맑은 환경과), 트위터 민원접수 창구 개설(감사담당관) 등 SNS를 적극적으로 행정에 접목시키는 방안도 다양하게 추진한다.

박춘희 구청장은“트위터로 올라온 구민들의 의견들은 모두 정성스레 처리할 것”이라며 “이번 트위터 반상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반상회를 여론 수렴의 훌륭한 매개체 그리고 이웃간 정을 나누는 교감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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