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팽준영 교수, 인공지능 활용해 진단 간소화 연구
‘수면장애 환자 1,000명 대상’ 다양한 검사 진행 예정
‘환자⋅의료인’ 도움주는 새로운 방향성 제시해...의학계 기대감 높아

삼성서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팽준영 교수가 지난 2월 27일 시사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아론 기자
삼성서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팽준영 교수가 지난 2월 27일 시사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아론 기자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저변이 치의학 분야로도 확대되면서 수면장애 치료에 앞장설 전망이다.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성인 10명 중 평균 2~3명 정도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 연구결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코골이 환자는 20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지만, 치료받는 사람은 15만 명 정도로 나타났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할 경우 뇌혈관⋅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등 전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2018년부터 수면장애질환 관련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검사가 복잡하고 번거롭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수면센터에 입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치료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하지만, 코를 고는 다양한 원인을 배제하고 시술할 시 가져올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도 치료를 망설이는 요인의 하나로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AI에 기반한 진단기법으로 환자의 나이, 키, 몸무게 등의 임상정보와 얼굴의 방사선사진을 통해 수면무호흡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환자의 기본 생체정보를 파악하고 X-ray⋅CT 영상을 활용, 결과 값을 산출해 코골이⋅수면무호흡증 진단을 저렴하고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다. 

무턱을 동반한 심한 수면무호흡 환자의 영상(좌). 하악 후퇴증 환자의 턱교정 수술 후 기도의 확대(우). 사진=삼성서울병원
무턱을 동반한 심한 수면무호흡 환자의 영상(좌). 하악 후퇴증 환자의 턱교정 수술 후 기도의 확대(우). 사진=삼성서울병원

합리적⋅효율적인 인공지능 검사
삼성서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팽준영 교수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방치할 경우 만성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며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AI를 활용한 모니터링으로 수면무호흡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환자의 나이, 몸무게, 턱 크기와 구조 등의 요소는 수면무호흡증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라며 “먼저 해부학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간이 검사를 통해 수면 호흡, 심박, 움직임 등을 체크해 치료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통한 간소한 검사만으로도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정밀한 검사 전에 증상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시간적, 비용적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임상 실험 전 단계에 있는 만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유무 확인과 더불어 발생할 가능성까지 예측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보다 정확한 결과 값을 얻을 수 있기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은 앞으로 더 많은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팽준영 교수가 영상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팽준영 교수가 영상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데이터 업그레이드’ 통해 발전 예상
AI를 통한 진단기법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환자에 따른 특성이 다양하고 수면 연구 또한 아직껏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에 과제도 존재한다. 

팽 교수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분석하려면 환자들의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며 “여러가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 대한 정보는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정상적인 사람들의 자료가 부족한 편이다. 질환이 없는 사람들을 검사할 경우 시간적, 비용적인 제약으로 인해 참고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략 1,000명 정도 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검사를 진행해 인공지능을 만들고, 수면무호흡증 지수의 수치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환자별로 확보된 수면 데이터로 임상에 필요한 요소들을 적용해서 증상 유무를 파악하고, 여러 가지 검사의 진행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해마다 수면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진단 절차의 간소화⋅조기 진단을 통해 유별질환과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AI 진단기법을 통해 치료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등 진료 편의성을 높여 환자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중증⋅희귀⋅난치 진료 강화, 의료전달체계 및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전경. 사진=서아론 기자
삼성서울병원 전경. 사진=서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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