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故 황금자 할머니 10주년 추모 기념 전시회 개최
강서구 출신 김도연 선생, 독립운동가로서의 궤적 역사적 재조명
강서 평화의 소녀상, 12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 영령의  ‘넋’ 기려 

유수지 공원에 조성된 ‘강서평화의 소녀상’. 사진=강서구
유수지 공원에 조성된 ‘강서평화의 소녀상’. 사진=강서구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강서구(구청장 진교훈)가 지역의 반석이 된 ‘故 황금자 할머니’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상산 김도연 선생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 사업은 이들의 헌신과 애국정신을 기억하고자 마련했다. 

2014년 1월 생을 마감한 위안부 피해자 황 할머니는 등촌동에 거주하면서 폐지를 주어 모은 자신의 전 재산을 구에 기부하고 ‘황금자 장학금’이란 선한 영향력으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이에 구는 황 할머니의 손때가 묻은 다양한 유품을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3월 8일~ 4월 19일까지 구청사 내 1층 로비에서 ‘故 황금자 할머니 10주기 추모기념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황 할머니의 생애를 되새길 수 있다.  

특히 구는 평소 할머니의 유지(遺旨)에 따라 기탁받은 유산으로 (재)강서구장학회를 통해 ‘황금자 여사 장학금’을 출현하고 2007년부터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큰 조명을 받지 못해 조금은 낯선 이름으로 다가오는 강서구 출신 독립운동가 상산 김도연 선생의 업적을 널리 알린다. 앞서 구는 김 선생의 공훈 선양식을 가진 바 있다. 

김도연 선생은 일제 식민지 시대 2번에 걸쳐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이자 광복 후 다선 국회의원과 초대 재무부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과 미국 유학을 시절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문가이자 민족 운동가이기도 하다. 2·8 독립운동을 주도 했으며 대한민국 수립과 민주화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같은 맥락에서 구는 지난 2019년 故 황금자 할머니를 비롯한 강서 거주 12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추모하기 위해 옛 마곡 빗물펌프장에 ‘강서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이를 통해 피해 영령의 넋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립한다.

​지역의 반석이 된 황금자 할머니 생전 모습. 사진=강서구​​​
​지역의 반석이 된 황금자 할머니 생전 모습. 사진=강서구​​​

◆故 황금자 할머니 추모 기념 전시회...유품과 일대기 담은 사진 등 

강서구는 오는 3월 8일부터 4월 19일까지 구청 1층 로비에서 ‘故 황금자 할머니 10주기 추모 기념 전시회’를 연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기부의 의미와 감동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황 할머니의 유품과 일대기를 담은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사후 ‘모든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내용의 유언 증서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서구민상 대상’, ‘국민훈장 동백장’,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등 각종 상패도 함께 전시한다. 

황금자(1924.4.20.~2014.1.26.) 할머니는 13살 어린 나이에 일본 순사의 손에 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에서 노동력을 착취 당하고, 3년 뒤 다시 간도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당시 고국에 돌아와 한 아이를 양녀로 삼아 키웠으나 10년이란 짧은 생을 뒤로하고 하늘로 떠나 또다시 홀로 남게 됐다. 할머니는 당시 겪었던 큰 상처로 인해 얻은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면서 빈 병과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어렵게 살았다. 이후 1994년 등촌3동 임대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강서구와 인연을 맺었다.

이러한 삶의 고난 속에서도 황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 등 평생 모은 돈 1억 7천만 원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하기 위해 (재)강서구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장학금은 지난 17년간 50명의 학생에게 총 9천 1백여 만원이 지원됐다. 

상산 김도연 선생의 초대 재무부 장관 시절 남긴 휘호 사귀정직(事貴正直) 제막식에서 진교훈 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서구
상산 김도연 선생의 초대 재무부 장관 시절 남긴 휘호 사귀정직(事貴正直) 제막식에서 진교훈 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서구

◆2.8독립운동 주도한 상산 김도연 선생 업적 기려

강서구는 지난 2월 8일 가양동 2.8 공원에서 염창동 출신 독립운동가 김도연 선생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그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렸다.

선생의 증손자 김기용씨가 2.8 독립선언가를 독창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고, 진교훈 구청장을 비롯해 상산 김도연 박사 숭모회장을 비롯해 유족 등 50여 명이 김 선생의 공훈을 되새겼다.

김도연 선생은 3.1운동의 도화선 ‘2.8 독립선언’을 주도하고 광복 후 대한민국 초대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정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으며, 2009년 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구는 기념식에 이어 김 선생이 초대 재무부 장관 시절 남긴 휘호 사귀정직(事貴正直:일을 대함에 있어 정직함이 가장 중요하다) 액자 제막식을 진행해 청백리 정신을 각인했다.

강서구는 기념행사를 정례화하는 등 김도연 선생의 공훈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이어갈 방침이다.

◆강서평화의 소녀상...‘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희생정신 기억

앞서 구는 2019년 유수지 공원(옛 마곡 빗물펌프장)에 ‘강서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을 건립했다.

이 소녀상은 故 황금자 할머니를 비롯해 강서 거주 12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자 조성했다.

지역 내 여러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 추진위를 구성하고, 주민들에게 건립 취지를 알리며 설득한 결과 총 6천500만 원의 성금이 모여 결실을 맺게 됐다.

소녀상이 세워진 바닥 돌에는 건립에 참여한 시민들과 단체의 이름을 동판으로 남겼고, 오른편에는 ‘강서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 위원회’ 비문과 함께 소녀상에 대한 의미를 새겼다. 소녀상 옆에는 일본군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의 미니어처 동상이 세워졌다. 

진교훈 구청장은 “이번 전시회가 황금자 할머니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기부의 의미와 감동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숭고한 뜻과 애국정신을 본받을 수 있는 강서 출신 인물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서구청 전경. 사진=강서구
강서구청 전경. 사진=강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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