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감소 속도 ‘국가 존립’ 기반 위협
‘지속가능한 탄생응원도시’ 플랜 수립⋅추진
최상의 서비스 갖춘 ‘공공산후조리원’ 인기
공실 발생 시, 타 자치구 주민에게 문 열어

서대문구 저출생 대응 정책보고회 현장. 사진=서대문구
서대문구 저출생 대응 정책보고회 현장. 사진=서대문구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저출산이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가적 수행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2023년 10월 출생아 수는 13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2022년 0.78명)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돼 저 출생 문제가 국가 존립의 기반마저 위협하고 있다. 

저출산 관련 전반적인 문제 개선을 위한 접근뿐만 아니라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 수반이 절대적이다. 

서대문구, 저출생 대응 전략 수립
서대문구는 저출산 대응을 위한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며, 지속가능한 ‘탄생응원도시’ 구현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최근 시내 자치구 최초로 ▲양육부담경감 ▲돌봄·교육 ▲육아시간보장 ▲주거지원 ▲인식개선 ▲인구변화대응 등 6개 분야 18개 사업의 ‘저출생 대응 마스터플랜’ 수립했으며,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473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양육부담경감’은 터울 출산장려금과 다자녀 개학 수당 지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첫째 출산 이후 3년 이내에 둘째를 출산한 가정에 180만 원 상당의 서대문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스웨덴의 스피드프리미엄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서대문구형 다자녀 개학 수당은 둘째 이상의 초등학생 자녀에게 학기마다 10만 원씩 6년간 최대 12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로, 일회성인 기존 다자녀가정 입학축하상품권 지원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

통반장 아이돌보미 양성과 프로인증제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한다. 아이돌보미 양성은 동 단위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사업으로, 역량 있는 통반장들이 소정의 교육을 받은 뒤 긴급 아동 돌봄 등에 나서게 된다.

서대문구 공공산후조리원 ‘품애가득’이 지난해 12월 1일 개원 했다. 사진=서대문구
서대문구 공공산후조리원 ‘품애가득’이 지난해 12월 1일 개원 했다. 사진=서대문구

프로인증제는 예체능 및 학습 지도가 가능하거나 보육교사 등의 자격증이 있는 주민을 구가 인증한 뒤 양육 공백 가정과 연계한다.

이와 함께 구는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육아시간 단축근로장려금, 가족친화인증기업 인센티브 지급도 추진한다.

아빠 장려금은 관내 1년 이상 거주한 남성 육아휴직자에게 최대 1년간 매월 30만 원씩을, 단축근로장려금은 관내 1년 이상 거주한 육아시간 사용자에게 최대 1년간 매월 20만 원씩을 지원한다.

주거 지원 대표 사업은 다자녀 및 신혼부부 가구에 대한 주택마련 및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을 꼽을 수 있다. 

자녀가 둘 이상인 중위 소득 180% 이하의 무주택가구와 부부 합산 연 소득이 9천700만∼1억2천만 원인 신혼부부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마련 및 전·월세 대출금 1억 원 범위에서 1%의 이자를 지원한다. 연 1회 최대 100만 원을 2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주택은 매매가 7억 원 이하, 전세는 보증금 5억 원 이하, 월세는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6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구민 공감 인식개선 분야 사업도 추진한다. 관내 대학에서 인구교육 강좌를 개설하면 1강좌에 300만 원, 한 학교에 최대 600만 원을 지원한다.

각종 역사문화시설과 박물관 등에 어린이 동반 가족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일명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산모와 아기를 돌보는 간호사. 사진=서대문구
산후조리원에서 산모와 아기를 돌보는 간호사. 사진=서대문구

경제적 부담 없는 ‘산후조리서비스’
앞서 서대문구는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공공 산후조리원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12월 1일 북가좌동에 정식 개원한 '품애(愛)가득'은 민간 산후조리원에 비해 합리적인 비용과 전문적 지원으로 주민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품애가득은 ▲12개 산모실 ▲산전관찰실 ▲모유수유실 ▲상담실 ▲교육실 ▲간이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신생아실은 1층과 2층에 각각 한곳씩 배치됐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를 여럿 돌보는 가운데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어 대부분 산후조리원과 달리 두 곳을 마련해 위험을 최소화했다.

간호사 6명과 간호조무사 12명을 비롯해 행정 조리 피부관리 등 직원 30명이 상주하며 산모와 신생아를 돌본다. 전문 영양사가 산모식과 간식, 주 1회 특식을 준비한다. 소아과 전문의는 주 3회 회진을 하며 아기 상태를 살피고 상담을 한다.

건물 4층에는 모자건강센터를 추가로 설치, 산후조리원과 연계해 임신 준비부터 출산 육아까지 1대 1 맞춤형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한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공공산후조리원 ‘품애가득’을 찾아 시설을 돌아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서대문구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공공산후조리원 ‘품애가득’을 찾아 시설을 돌아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서대문구

구 관계자는 “피부마사지 등 부가서비스에 치중하는 민간과 달리 모자동실 운영, 모유수유 권장, 감염관리 등 필수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분만예정일 3개월 전부터 예약을 받아 공개 추첨으로 이용자를 정한다. 관련 조례에 따라 기초수급자 다문화·한부모 산모 등에 우선권을 준다. 이들 신청이 70%가 안되면 일반 산모 비율을 확대한다. 이후에도 공실이 발생하면 서대문구 주민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차수 서대문보건소 모자보건팀장은 “산모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입소 경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투명한 입소자 선정 방식과 서비스 설문 조사를 통한 불편 사항을 개선하며, 최상의 산후조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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