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3.6%…먹거리 물가도 '불안'
12월 물가 5개월 연속 3%대…농산물값 15.7% '껑충'

제주 감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귤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 감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귤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연간 소비자물가가 2년째 3% 넘게 오르면서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역대 최대폭 상승했다. 

최근 들어 크게 뛴 농산물 물가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마지막 달 물가상승률은 3.2%로 상승률은 다소 둔화했다.  반면, 여전히 5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59(2020년=100)로 작년보다 3.6% 올랐다.

지난해(5.1%)보다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3%대의 고물가가 계속됐다. 2년 연속 물가가 3% 이상 오른 건 2003년(3.5%)∼2004년(3.6%) 이후 처음이다.

물가안정 목표치(2%)를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장기간 0∼1%대의 저물가가 지속됐다.

2021년 2.5% 오른 뒤 작년에는 5.1% 뛰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보다 4.0% 상승했다. 2년 연속 4%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올라 2년째 3%대를 나타냈다.

올해 연간 물가를 견인한 건 공공요금이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기료와 도시가스 등의 가격 인상으로 20.0% 뛰었다. 관련 항목을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68%포인트(p)다. 전체 물가를 0.68%p 밀어 올렸다는 의미다. 농·축·수산물도 농산물(6.0%)과 수산물(5.4%)을 중심으로 3.1%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여름에는 폭염, 가을에는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들어 계속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0월과 11월(14.7%), 12월(15.7%)에는 석 달 연속 두 자릿수대로 올랐다.

신선과실(9.7%) 등이 크게 올라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전년보다 6.8% 뛰었다. 2020년(9.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20%대로 치솟았던 석유류 가격이 올해 11.1% 떨어진 것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획재정부는 "근원물가 둔화 흐름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겨울철 기상여건, 수에즈 운하 통행 차질 등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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