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후 ’치매‘ 인구 315만 명 예상
누구나 발병 가능 80세 이상 1/4 차지
은평구, 함께 극복하는 ’프로그램‘ 운영
’뇌‘ 자극 운동으로 활동 늦출 수 있어  

사진1 설명: 은평구 치매 어르신들이 지난 18일 치매안심센터에 방문에 치매 예방에 대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서아론 기자
사진1 설명: 은평구 치매 어르신들이 지난 18일 치매안심센터에 방문에 치매 예방에 대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서아론 기자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보건복지부는 매년 9월 21일을 ‘치매 극복의 날’로 제정해 치매를 극복하고 관리에 따른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1%에 이른다. 80세 이상으로 넘어가면 25%로 4명 중 1명이 치매에 해당한다.

올해 기준 60세 이상 인구 중 치매 환자는 102만4925명으로 집계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50년에는 31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약 100명 중 7명이 치매를 겪는 셈이다. 

이처럼 더 이상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는 치매에 대한 예방과 극복할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2 설명: 은평구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는 이색 카페 ’반갑다방‘을 운영하며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사진=서아론 기자
사진2 설명: 은평구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는 이색 카페 ’반갑다방‘을 운영하며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사진=서아론 기자

◆은평구, ‘치매 환자 활동 지원’ 좋은 사례 제시 
은평구는 최근 7월 노인 인구수가 서울시 자치구 중 네 번째로 높은 91,509명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인구수 대비 노인 인구 비율도 19.73%로 높은 만큼 치매 관리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3일부터 이색 카페인 ‘반갑다방’을 운영하며,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경증 치매 환자들에게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등 모범적인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은평구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경증치매 어르신 4명과 치매 어르신 가족 1명이 자원봉사를 통해 카페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치매 어르신들은 교육을 받아 음료 주문부터 제조, 서빙까지 담당한다.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김무웅(80) 씨와 아내 오창옥(72) 씨는 “여기서 활동하면서 기분도 밝아지고 상태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이구동성이다.

오 씨는 “3년 전 기억력이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었다. 어디다 물건을 뒀는지 기억조차 안 날뿐더러 가장 힘든 건 삶에 의욕이 사라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에 힘이 절로 나더라. 봉사를 통해 성취와 보람을 느끼며, 치매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며 이를 계기로 “얼마 전 ‘은평구 지역주민⋅치매 어르신 걷기 대회’에 나가 1등도 했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3 설명: ’반갑다방‘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김무웅(80⋅왼쪽) 아내 오창옥(72⋅오른쪽) 부부. 남편 김씨는 3년 전, 아내 오씨는 2년 전 치매 확진을 받았다. 사진=서아론 기자
사진3 설명: ’반갑다방‘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김무웅(80⋅왼쪽) 아내 오창옥(72⋅오른쪽) 부부. 남편 김씨는 3년 전, 아내 오씨는 2년 전 치매 확진을 받았다. 사진=서아론 기자

◆환자⋅보호자 동반 노력이 어우러져야
앞서 은평치매안심센터는 동 주민센터로 찾아가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 ‘총명해짐(gym)’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각 동 주민센터 16곳과 연계해 주 1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건강운동관리사, 음악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전문 인력을 투입해 노인들이 치매를 예방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주요 내용으로는 ▲신체활동, 체조, 뇌 건강 운동 ▲브라보 브레인 인지활동집 풀이 ▲과제를 통한 인지활동 습관 형성 ▲스마트폰으로 제공되는 인지문제 풀이 후 재전송 등 신체활동과 인지 활동을 결합한 내용을 다룬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랑 협력해서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보호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사례 제공과 ‘음악’, 여행‘ 등 지친 심신에 힐링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치매안심센터 고영주 간호사는 “치매는 환자 본인에게도 괴로움을 주지만, 가족들에게도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더한다. 모두가 지쳐있던 마음과 우울감을 덜어내고 활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자가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질환에 대한 정보도 잘 알아야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다”며 “센터의 효과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환자와 가족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해져야 가장 이상적이다”고 덧붙였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치매 어르신들이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함으로써 자신감을 고취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과 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사진4 설명: 나해란 정신과 전문의는 치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강조했다. 은평치매안심센터 내에 치매 환자들을 위한 인지강화교실. 사진=서아론 기자
사진4 설명: 나해란 정신과 전문의는 치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강조했다. 은평치매안심센터 내에 치매 환자들을 위한 인지강화교실. 사진=서아론 기자

◆’뇌 자극‘ 치매를 예방하는 지름길
전문가들은 치매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뇌 자극‘과 ’감정 관리‘를 강조한다. 다양한 종류의 치매가 존재하지만, 신체활동을 통해 두뇌를 활발하게 만들면서 뇌 건강을 유지해야 뇌에 가장 좋은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와 분노, 우울한 감정을 통해 급속도로 뇌가 노화하기에 감정을 관리하면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인지 기능에 큰 영향을 준다.

나해란(나해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과 전문의는 “약물치료는 완전하지 않다는 점과 뇌 건강제로 알려진 보조제 또한 제약이 있고 효과가 제한적이다”면서 “뇌에 자극이 적어지기 시작하면 뇌가 서서히 느려지고 퇴행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뇌를 쓸 수 있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위한 사회적 활동 ▲땀을 흘릴 정도로 일주일 세 번 이상 30분 정도의 신체 운동(걷기, 계단오르기, 근력운동) ▲종교활동 ▲순간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습관을 일상화하도록 권장했다.

치매가 시작됐다고 삶에서 중단되는 것은 없다. 치매가 있든 없든 주어진 하루를 잘 사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똑같은 바람이다.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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