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모두발언서 휴가철 '국민 안전'에 방점…"안전이 돈보다 중요"
중위소득 인상, 비교우위 강조…수해복구·강력범죄 엄단 등 장관들에 '핀셋 지시'로 긴장감 제고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아파트 부실 공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안전 조치를 지시하며 이권 카르텔 혁파 의지를 다졌다.

부실 공사의 근본적인 원인이 건설 산업의 이권 카르텔에 있으며,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카르텔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정부는 반(反) 카르텔 정부"라며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토교통부가 적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부실 공사를 고리로 전임 문재인 정부의 이권 카르텔 의혹을 정조준했다.

철근을 누락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이 2017년 이후 주로 설계 시공됐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많은 국민에 우려와 충격을 준 부실 공사를 놓고 전임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이를 윤석열 정부 반 카르텔 기조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권·부패 카르텔 혁파가 곧 혁신이자 개혁이라는 윤 대통령 인식도 재확인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6박 7일간의 휴가를 하루 앞두고 "안전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라며 휴가철 국민 안전 확보에 유독 방점을 찍었다.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한 충분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풀이됐다.

윤 대통령은 비슷한 맥락에서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대해 취약 계층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 대책을 이행하고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최근의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에 대해서는 "강력범죄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지난주 이뤄진 중위소득 인상을 재차 언급하면서 전임 정부와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생계급여는 5년간 합쳐서 20만 원이 인상된 반면, 내년 한 해만 올해보다 13.16%, 21만3천 원이 인상됐다"고 말했다.

한편, 개별 부처나 장관을 일일이 거명하며 '핀셋 지시'를 내린 점도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번 수해로 드러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는 "하천을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라", 법무부 등에는 "묻지마식 범죄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각각 지시했다.

또 보건복지부에 정신 건강에 관한 새로운 인프라 도입과 예산 반영을, 교육부에 교권 확립을 위한 고시 제정을 각각 주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휴가철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경제신문=김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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