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은행 "달러 수년간 하락" vs 골드만 "美경제 회복력 있어"

달러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수년간 이어질 약세의 초입이라는 평가와 약세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러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수년간 이어질 약세의 초입이라는 평가와 약세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장의 기대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수년간 이어질 약세의 초입이라는 평가와 약세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에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갔으며, 이날 한국시간 오전 9시 58분 기준 여전히 99.933에 머물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주에만 2% 넘게 떨어졌고, '킹달러'로 불릴 정도로 달러 가치가 올랐던 지난해 9월 고점 대비로는 13%가량 빠진 상태다.

이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아,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사한 2회 대신 1회에 그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내년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달러 약세론자들은 달러 가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탠다드은행의 주요 10개국(G10) 전략 책임자인 스티븐 배로는 "달러가 수년간 이어질 하락장에 진입한다는 우리의 판단은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완화 사이클로 바뀔 것이라는 점에 부분적으로 기반한다"고 말했다.

달러 하락 시기 파악하는 것이 중요
다른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겠지만, 달러 가치 하락이 두드러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피터 배설로 펀드매니저는 "가장 가능성이 큰 경로는 달러가 향후 몇 달간 약세를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 통화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봤다.

반면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조르지나 테일러는 아직 달러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줄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났다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실질수익률의 절대적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달러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마이클 카힐 전략가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근거로 달러화 약세가 과거에 비해 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낼 경우 달러에 대한 지지세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의 추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국가별) 인플레이션 양상이 갈라지는 것"이라면서 내년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현재의 1.12달러에서 1.15달러로, 엔/달러 환율이 현재 139엔에서 125엔으로 갈 것으로 봤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파레쉬 우파드하야는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달러는 여전히 매우 과대 평가되어있다"면서도, 미국 경제가 심각히 둔화하거나 강력히 확장할 경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이른바 '달러 스마일' 이론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면 달러 약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최근 몇 달간 달러 약세를 기대해왔고 UBS자산운용 등은 엔화와 신흥국 통화의 상승에 대비해왔다면서도, 달러 하락 시기를 적중하지 못하고 너무 빨리 투자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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