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연말 브렌트유 가격 전망 95→86달러로 낮춰"

미국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결정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일 배럴당 76달러 수준이던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4일 감산 발표 후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3.4% 급등한 78.73달러를 찍었지만, 여파는 하루 정도 가는 데 그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후 78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고, 한국시간 12일 오전 11시 52분 기준 73.92달러를 기록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기준 하루 1천만 배럴(bpd)이던 원유 생산량을 7월부터 900만 bpd로 100만 bpd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 '약발'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회원국들을 설득하지 못하자 단독으로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이 유가 하락 베팅에 대해 경고하는 가운데 감산이 발표됐다면서, 유가 흐름에 대해 "석유 트레이더들이 원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무시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향후 몇 달간 원유 수요가 공급보다 많겠지만, 서방 제재에 대한 전망 속에 러시아산 원유 선적이 늘어나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부분은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원유 시장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약해지거나 국제 경제기관 예측치보다 성장률이 훨씬 낮을 경우 유가 약세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했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수축 국면에 머무는 등 경제 지표가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산업생산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며, JP모건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지난 9개월간 수축 국면에 머물렀고 미국은 최근 차량용 연료 수요 전망치를 낮췄다.

이러한 가운데 유가 강세 전망을 펴왔던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캘럼 브루스 등 애널리스트는 오는 12월 브렌트유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95달러에서 86달러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의 유가 전망치 하향은 최근 6개월 새 3번째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등 미국 제재 대상국들의 원유 공급 증가,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다만 블룸버그는 유가 하락 베팅에 대해서는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면서 하반기에 원유 시장이 더욱 빡빡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도 있다고 전했다.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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