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당근마켓·번개장터 등 4개사와 자율 협약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 제품안전 및 분쟁해결 협약식. 사진=연합뉴스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 제품안전 및 분쟁해결 협약식. 사진=연합뉴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물건을 샀는데 뒤늦게 판매자가 알리지 않은 하자를 발견했다면 거래를 무를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12일 당근마켓, 번개장터, 세컨웨어, 중고나라 등 4개 사업자와 '중고 거래 플랫폼 제품 안전·분쟁 해결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 부속서류로 '중고 거래 분쟁 해결 기준'과 '공정한 중고 거래를 위한 자율 준수 가이드라인'도 채택했다. 가이드라인은 분쟁 해결을 위한 플랫폼 사업자와 판매자, 구매자의 의무를 규정한 자율규제안이다.

연합뉴스 보도에서 협약에 따르면 중고 거래 플랫폼은 이용자 간 분쟁 해결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미리 알리고, 분쟁 신고를 접수하면 사실관계를 파악해 합의안을 권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고 거래로 휴대전화를 산 뒤 정상적인 환경에서 사용했는데 수령 후 3일 이내에 판매자가 전혀 고지하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면, 수리비를 배상하거나 구매액을 전액 환불하도록 권고하는 식이다.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일반적인 중고 거래에서 구매자가 물건의 하자로 인해 중고 거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판매자가 반품 택배 비용, 안전 결제 수수료, 기타 원상회복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단 이 기준은 합의·권고의 기준일 뿐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은 분쟁 당사자의 불복으로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외부 조정기관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만약 귀책 사유가 명백한 데도 당사자가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정 차단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플랫폼은 분쟁 내용이 사기 등 범죄로 판단되면 피해자에게 수사기관 신고요령을 메시지 등을 통해 안내하고 수사 협조 요청 공문 발송 시 수사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릴 방침이다.

또 판매자가 사업자로 의심돼 이용자 보호를 위해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공정위에 직접 판매자의 성명·주소·전화번호·행정조치가 필요한 이유 등을 보유한 정보 범위 내에서 알리기로 했다.

개인 간 거래(C2C)가 아닌 사업자와 개인의 거래라면 전자상거래법을 비롯한 소비자 보호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

플랫폼은 리콜 대상 의약품 등 안전에 해가 되는 제품이 중고 거래를 통해 유통되지 않도록 감시·차단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돈만 받고 물건은 아예 보내지도 않는 사기성 거래, 구매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품 판매 등으로 다양한 개인 간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가 분쟁 해결의 세부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사업자 성격이 강한 판매자는 전자상거래법 등에 따라 조치될 수 있도록 구매자에게 관련 사항을 적극 안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약 4조원에서 2021년 약 24조원으로 확대됐다.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개인 간 분쟁 사건도 2019년 535건에서 지난해 4천200건으로 급증했다.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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