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0%의 초저금리 시대가 열렸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 0.25%포인트 인하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 올해 3월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0%의 초저금리 시대를 열게 됐다.

지난달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내수는 미약하지만 회복 기미가 보였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5월 소비자 심리지수(CCSI)에 따르면 전월대비 1p 상승한 105를 기록하면서 세월호 참사 여파로 크게 위축됐던 수치(104)를 겨우 벗어났다.

반면 수출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2392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10.9% 감소했다. 5개월 연속 감속으로 감소폭도 더욱 커졌다. 여기에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20%대로 주저앉은 뒤 6개월째 0%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부진과 저물가 우려가 커지면서 미약하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는 내수경기는 우리 경제의 유일한 '청신호'였다. 그런데 내수경기 마저 메르스 돌발 변수로 침체될 위기에 놓이자 대외적인 금리인하 압박은 최고조에 달했다.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조기에 해결되더라도 당장 6월을 포함해 올해 3분기까지 내수와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한 달 내에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소비 심리가 즉각 정상수준으로 회복된다 해도 소매판매, 요식업 매출, 관광업이 위축되면서 올해 2~3분기 GDP성장률은 예상보다 0.5%p, 올해 GDP 성장률은 추가로 0.15%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사스 사태와 같이 메르스 사태가 3개월간 지속될 경우에는 2~3분기 누적 전년동기대비 성장률 보다 3.0%p, 올해 GDP 성장률에서 0.8%p 하락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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