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겁나서 말 못했는데...천호동인 1호, 이재명측 지분 알고 있었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가 풀려난 직후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가 풀려난 직후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구속됐던 남욱 변호사가 21일 석방된 이후 출석한 첫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뒤늦게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연이은 폭로에 남욱 변호사까지 폭로에 가세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이재명 대표는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오는 24일 출소하는 김만배 씨도 이들과 함께 폭로전에 뛰어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일당 재판에 증인으로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하며 “김만배 씨에게 들어서 알았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검찰 측 신문이 시작되자마자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자진해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검찰 조사 당시에는 이 같은 사실을 진술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남 변호사는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면서 2013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한 3억5천200만원에 대해 “(유 전 본부장)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에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얘기했다”며 높은 분들에 대해서는 “정진상과 김용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이 금액 중 (유동규) 본인이 쓰겠다고 한 돈은 2천만원이고, 나머지는 형들한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여 증언했다. 

또, 2013년 4월 한 일식집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3억5천200만원 중 9천만원을 건넸고, 유 전 본부장은 곧바로 이 돈을 다른 방에 있는 누군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돈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나갔다가, 돌아올 때는 쇼핑백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남 변호사는 이 외에도 정진상 실장과 김용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의 술값도 자신이 계산한 적이 있다는 폭로도 덧붙였다. 

남 변호사의 이 같은 폭로에 민주당은 “말도 되지 않는 황당한 주장”이라며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삼인성호로 없는 호랑이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라며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윤석열 검찰 특유의 조작수법”이라고 반발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아무리 대장동 일당과 검찰이 입을 모아 떠들어대도 없는 일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며 “50억 클럽은 어디로 가고 대장동 일당들의 말 바꾸기와 거짓 주장들만 난무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짓말 정권이라는 조롱도 부족해서 윤석열 검찰은 조작 검찰이라는 오명을 얻으려는 것이냐”며 “윤석열 조작 검찰은 대장동 일당을 앞세운 조작수사와 정적 사냥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며 “모든 증거와 정황이 ‘대장동의 몸통’으로 이재명 대표를 가리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금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주당에 대해 “조작 수사를 운운하며 경찰과 검찰, 법원 모두를 조작에 가담한 부정한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법치주의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헌법적 억지 생떼”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양 대변인은 덧붙여 “더 이상의 집단적 거짓말은 이재명 대표를 넘어 민주당의 존립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시사경제신문=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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