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경제·경영학과 교수 대상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실시
국내 경제 전문가 절반이 현재 한국 경제상황을 2008년 세계금융위기 수준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경제가 14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돼 충격적이다. 응답자의 78%는 2024년 이후에나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204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2023년 경제 전망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절반이 넘는 52.7%가 현 경제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거나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응답한 비율은 47.3%였다.
2008년 금융위기는 2007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10대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가 파산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의 금융 붕괴는 전 세계로 그 여파가 번지면서 한국에서도 대규모의 금융 위기 사태를 초래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와 유사하다고 응답한 교수 중 비슷하다고 답한 비율은 27.1%였고, 1997년 IMF 외환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금융위기보다 더 어렵다는 응답한 교수는 18.7%였다. IMF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거나 더 어렵다는 응답도 6.9%나 됐다.
이같이 해석한 가장 주된 원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뽑았다. 절반이 넘는 교수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다툼, 에너지 가격 등 전 세계적 경제·정치 리스크’(57.4%)를 가장 큰 경제 위기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대외 의존적인 우리 경제·산업 구조’(24.0%), ‘정책당국의 신속한 위기 대응 미흡’(11.3%),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진 법·제도’(7.4%) 순이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두고는 1.5% 초과~2.0% 이하라는 예상이 66.2%, 1.5% 이하라는 전망이 13.2%로, 모두 79.4%가 2.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0% 초과~2.5% 이하는 20.6%에 그쳤고, 2.5%를 넘어설 것이라는 응답은 없었다. 전망치 평균은 1.87%였다.
한국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으로는 53.9%가 2024년, 24.0%가 2025년 이후를 꼽아 2024년 이후라는 전망(77.9%)이 우세했다. 내년에 회복이 예상된다는 의견은 22.1%였다.
물가상승률 정점은 내년 1분기라는 예상이 47.1%로 가장 많았다. 내년 2분기 이후는 31.9%, 올해 4분기가 정점이라는 의견은 17.2%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이번 금리상승기 한은 전망치인 3.50%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44.1%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당분간 현행 수준(3.00%)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0%,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은 5.9%였으며 한은 전망치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답변은 23.0%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65.8%는 국가재정 운영 기조와 관련, ‘최근 기업 자금경색과 위기 대응 등을 위해 단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균형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긴축재정으로 재정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은 20.8%,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13.4%였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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