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경영 화두로…삼성전자 ‘RE100’ 선언 
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원전확대 재생에너지 희생으로 이어져선 안 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시사경제신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시사경제신문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최근 ‘RE100’ 가입과 함께 획기적인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 2050년까지 기업의 생산활동에 소요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신(新)환경경영전략’에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RE100 가입을 비롯해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 반도체 사용 용수 재활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기업들은 지금 왜 RE100에 주목하는가. 

RE100은 2014년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ㆍ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주창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또는 재생전기(Renewable Electricity)의 앞글자 ‘Re’와 100%의 ‘100’을 따서 만든 용어.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RE100에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GM, 나이키, 이케아 등 해외 유수 기업과 SK그룹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KB금융그룹, 한국수자원공사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SK는 2020년 8개 관계사가 한국 최초로 가입해 RE100 시대의 막을 올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21년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했다.   

반도체·스마트폰·텔레비전‧가전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엄청난 전력을 사용한다. 연간 사용량이 2021년 기준 25.8TWh(시간당 테라와트)로 세계 최대 규모다.

각각 18.2TWh인 미국 빅테크 기업 구글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2.9TWh인 애플을 압도한다. 삼성전자의 전력사용량은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사용량의 1.8배에 이른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의 RE100 가입과 친횐경으로의 에너지 전환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가전 사업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2030년,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반도체 솔루션) 부문은 2050년을 기본 목표로 탄소중립을 최대한 조기에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력 이행 목표 연도가 너무 늦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온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체이자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기업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역할을 감안하면 크게 못 미치는 목표치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국내 재생에너지 수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극복은 무엇보다 화급한 과제다. 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순환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이룩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신환경경영 선언문에서도 밝혔듯이 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산업계 또한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다.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안보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원전 드라이브 정책이 재생에너지의 희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함께 가야 한다.

에너지 믹스, 에너지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삼성전자의 RE100 선언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만하다. 

[시사경제신문=김종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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