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및 연세로 인근 시설 방문자 중심으로 찬성 답변 많아

서대문구, 2일 '신촌 연세로 차량 통행' 설문조사 결과 발표. 사진=서대문구
서대문구, 2일 '신촌 연세로 차량 통행' 설문조사 결과 발표. 사진=서대문구

서대문구가 지난달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차량 통행 허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상인과 연세로 인근 시설 방문자들을 중심으로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구가 밝힌 결과에 따르면 상인은 258명 가운데 67.1%인 173명이 찬성했다. 앞서 지난달 5일에는 신촌 상인 1,984명이 ‘지난 8년간 운영해 왔지만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에 대해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세로 차량 통행 허용’ 탄원서를 구청으로 제출한 바 있다.

연세로 인근에 위치한 세브란스병원, 현대백화점 신촌점, 창천교회 방문자들 사이에서도 차량 통행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았다.

세브란스병원 방문객 422명 중 74.9%인 316명이 찬성했으며 병원 측은 공식 의견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경우, 방문객은 802명 중 71.9%인 577명이, 종사자는 1,166명 중 84.6%인 987명이 찬성했다.

창천교회 교인과 방문객 372명 가운데에서는 97.3%인 362명이 찬성을 표했다. 참고로 백화점과 교회는 설문조사를 자체 실시했다.

반면, 대학생(연세대)은 1,393명 중 71.9%인 1,002명이 반대를 나타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응답자가 찬반 의사를 밝힌 경우만 집계한 것으로, 응답하지 않았거나 상관없음(모름)으로 답한 경우는 제외됐다.

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에 대한 교통 심의 의뢰와 서울시와의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서대문구는 최근 대학생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신촌 연세로 교통체계 전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했다.

구는 '보행공간이 축소되고 축제와 문화공연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차선 폭 3.5m, 보도 폭 6m인 현재의 연세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대형 행사가 필요하면 사전 예고를 실시하고 그 시기에 맞춰 교통을 통제할 계획’이라며 ‘공연이나 축제 개최를 이유로 연세로의 일반 차량 통행을 365일 막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버스킹이나 중급 규모 이하의 축제는 지금과 같이 신촌플레이버스 앞 스타광장이나 명물길 보행자쉼터(목재 덱), 신촌 파랑고래 앞 창천문화공원, 보도 등에서 계속 열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전체적인 차량 통행량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신촌 연세로가 다시 상습 정체 도로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구는 차량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지금의 교통신호체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이전에 비해 통과 차량이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행량 분석 결과, 과거 대중교통 시행 전 러시아워(첨두시) 때 시간당 400~500대 정도의 차량이 양방향에서 연세로에 각각 진입했으나, 추후 일반 차량 통행이 재개되면 연세대 쪽에서 250~300대, 신촌오거리 쪽에서 250대 정도가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이는 ▲연희IC 쪽에서 연대 정문 앞으로 오다가 우회전하는 차량 ▲이화여대 쪽에서 신촌오거리로 오다가 우회전하는 차량만 연세로 진입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전 연세로로 진입이 가능했던 서강대 방향이나 연세대 정문에서는 현재와 같이 연세로 쪽으로 직진이 계속 금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이 신촌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므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연세로가 위치한 신촌동의 경우 최근 상업 점포의 5년 생존율이 32.3%로 서대문구 14개 동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신촌동의 점포 수는 2019년 3,715개에서 2021년 3,593개로 3.3% 감소했는데 서대문구 14개동 중 감소폭이 2번째로 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21년 한 해 동안의 개업 및 폐업 점포 수 분석에서도, 서울시 전체로는 개업이 폐업보다 2,467개, 서대문구 전체로는 개업이 폐업보다 42개 많았던 것에 비해 신촌동은 개업 322개, 폐업 413개로 관내 14개 동 가운데 가장 많은 91개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 통계는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와 ‘서울시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분석’ 자료에 따른 것으로, 연세로가 위치한 신촌동은 5년 생존율과 점포수 증가율이 모두 서울시 평균보다 낮고 관내 14개 동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상권 쇠퇴 관리 정책’이 필요한 곳으로 분류됐다.

구는 이처럼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각종 중소상공인 지원 정책은 물론 ‘연세로 차량 통행 정상화’를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구는 연세로 교통체계 전환을 추진하는 주된 요인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신촌 지역 상인들의 바람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연세로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기본적인 공감을 이룬 것에서도 볼 수 있듯 다른 이유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사경제신문=원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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