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대형유통업계의 횡포" 분개
소비자들, "원자재값 비해 치킨값 너무 많이 올라...'메기효과' 얻어야"

당당치킨 홍보사진 사진=연합뉴스
당당치킨 홍보사진 사진=연합뉴스

치킨 가격이 배달비를 포함해 한 마리에 2~3만원대를 웃도는 고물가시대에 한 마리에 6990원 짜리 ‘당당치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대형유통업계가 내놓은 일종의 ‘미끼상품’과 프랜차이즈 치킨을 가격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치킨시장에서 유통채널 다양화와 가격경쟁을 통해 메기효과(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얻을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6월30일부터 판매 중인 당당치킨은 당일 제조, 당일 판매에서 이름을 따온 제품으로 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이달 11일 기준 32만마리를 돌파했다.

치킨업계, "인건비·배달비·가맹비 등 치킨값 하향 어려워"

그러나 최근 한 홈플러스 관계자가 한 유튜브채널 인터뷰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점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당당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은 고객층도 다르고 당당치킨의 인기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세에 들지는 않아 아직까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6990원에 팔아도 남을 수 있는 대형마트와 치킨 프랜차이즈와는 유통구조에서부터 차이가 있는데 “안 남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발언에 대해선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점주(영등포구)는 “당당치킨은 작은 크기의 닭을 사용할 뿐 아니라 치킨무·소스·음료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또 가맹비나 추가 인건비, 배달비 등이 들어가지 않아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점주는 “이에 비해 프랜차이즈들은 가게 임대료와 배달수수료, 가맹비 뿐 아니라 인건비와 원재료값 인상 등 가격을 동결하거나 내리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점주(영등포구)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치킨, 밀가루, 기름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대폭 상승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임대료를 내기 위한 대출 상환도 밀려 있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대형마트 업계가 대형마트의 이점을 이용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소상공인 죽이기’ 밖에 안 된다”고 분개했다.

소비자들, "프랜차이즈들, 가격 결정 시 소비자 좀 더 고려해야"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러한 가격 경쟁을 통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가격 결정에 있어서 소비자들을 좀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소비자단체들이 치킨 원가 등을 분석한 결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원자재가격이 오른 데 비해 소비자가격을 지나치게 많이 올렸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도 당당치킨을 통해 가격 결정에 있어서 좀 더 소비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치킨 시장의 가격·품질 등 다양성이 확보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5월18일 발표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 분석’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한국육계협회의 닭고기 9~10호 연평균 시세는 2015년 3297원에서 2020년 2865원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 2021년 3343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협회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닭고기 출하 비중은 계열출하가 97.6%, 일반출하는 2.4%에 불과한데,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닭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받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닭고기 가격을 핑계 삼아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21년 기준 비에이치씨(32%), 비비큐(18%), 처갓집양념치킨(16%) 등 7개 기업의 전년대비 영업이익율 평균 증가율은 14%를 기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와 도매 및 소매업 손익구조를 비교해 보면, 지난 5년간 치킨 가맹본부의 평균 영업이익률(약 14.2%)이 2020년 도매 및 소매업 평균(약 2.5%)보다 5.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인건비나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 기업의 손익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 않으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었다"며 "이에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적 손익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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