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단계상 집중력 떨어져...노동시장 개선이 더 좋은 방향"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지난 달 29일 대통령실에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KTV 방송 캡쳐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지난 달 29일 대통령실에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KTV 방송 캡쳐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6세에서 만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학부모·교사들의 비판에 휩싸였다.

교육부는 지난 달 29일 새 정부 업무계획을 통해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6세에서 만5세로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영유아와 초등학교 시기가 교육 효과가 성인에 비해 16배 더 크며 예전보다 아이들의 지적 능력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부총리는 "취학연령 하향은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아동들을) 국가가 공교육으로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취학연령 하향으로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나이(입직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학부모·교사 단체는 만5세와 만6세가 함께 취학하게 되면 오히려 조기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는 “만 5세는 15∼20분의 교육·활동 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40분 동안 교실에 앉아 학습하는 게 가능하겠나”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만5세 초등 조기취학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다”며 “만6세 아동과의 격차를 우려하는 부모들이 사교육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유아에게 필요한 것은 만5세 조기취학이 아닌, 자유로운 놀이가 보장되는 질 높은 유아보육·교육이며, 이를 위해 교육부로의 유보통합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학생·학부모와 교육현장의 수요를 가장 중심에 놓고 교육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는데 어떤 학부모가, 어떤 교사가 입학연령 하향을 요구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사전 준비나 현장과의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밀실행정으로밖에 볼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총연합회는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를 우려해 입직연령을 낮추려고 한다면 차라리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취업을 해서 충분히 대접받고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개편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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