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고정관념 깬 면세점"...건설사 "구조안전 취약" 우려

이랜드 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마포구 서교동 서교자이갤러리에 조립식 형태의 면세점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서교자이갤러리 부지를 GS건설로부터 임차해 지상 5층, 연면적 1만4743㎡인 조립식 형태의 면세점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가건물 형태의 면세점을 계획 중"이라며 "보통 백화점 상층부에 위치하는 면세점 형태의 고정관념을 깬 젊은 감각의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상 1~4층은 매장으로 활용하고 5층은 '하늘정원'이라는 휴식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지하에 기초를 세우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닌만큼 별도의 지하층은 없다. 서교자이갤러리 견본주택은 최근 철거됐고 현재는 부지만 남아있다. 부지면적은 6735㎡다.

▲ 사진은 지난달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컨테이너 200개를 쌓아 올린 형태로 선보인 복합몰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

젊은 감각의 매장을 표방한다고 하지만 서교자이갤러리 부지에 면세점을 열려면 일정상 조립식 형태의 건물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면세점 특허를 따내 관세청으로부터 사전 승인 결과를 통보받으면 6개월 안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6월 1일 접수 만료 후 심사를 거쳐 7, 8월께 사업자 선정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허를 따내면 내년 2월 경에는 매장을 열어야 한다.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는 공사기간이 2년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6개월 안에 건축 가능한 조립식 형태의 건물 밖에는 사실상 대안이 없다.
 
이 같은 가건물 형태의 면세점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당장 마케팅에는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면세점으로 안전이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없는지 우려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건국대학교 입구에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컨테이너 형태의 쇼핑몰인 커먼그라운드를 선보여 유통업계에 신선함을 안겨줬다"며 "특이한 형태의 면세점이 홍대에 있다는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랜드마크 면세점을 선정하려 하는 것으로 아는데 구조 안전성이 떨어지는 조립식 형태의 건축물로 짓는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비해 지진이나 화재 등에도 취약해 재해나 사고 발생시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화갤러리아의 63빌딩, 현대백화점의 무역센터점, 현대아아피크·호텔신라의 용산아이파크몰, 호텔롯데의 동대문 롯데피트인, SK네트웍스의 동대문 케레스타 등 경쟁사의 면세점 후보지는 모두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이며, 신세계백화점 본관은 1930년 완공된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