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스마트캐빈' 개발...심박·뇌파 등 종합 감지 및 경고

뇌파 측정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M.Brain'을 개발한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관련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지난 해 7월 뇌파 측정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M.Brain'을 개발한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관련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졸음운전을 감지·경고하는 등 안전운행을 돕는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차량용 헬스케어 기술은 탐승자의 안전운행 뿐 아니라 최상의 컨디션 유지 기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차량이 헬스케어 공간이 되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헬스케어 모니터링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1억8000만달러다. 2021년부터 연평균 32% 성장해 2027년 100억8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은 우선 운전자가 졸음, 건강이상 등으로 운전 능력이 떨어진 순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각종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해 안전운행을 돕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심박·뇌파 등 감지...졸음운전 경고 등 안전운행 도와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의 자세와 심박, 뇌파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분석해 안전운행을 돕는 통합제어기 ‘스마트캐빈’을 개발했다.

'스마트캐빈'은 ▲탑승객의 자세를 입체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3D 카메라 ▲운전대에 장착한 심전도 센서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측정하는 이어셋 센서 ▲차량 내부의 온습도와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공조 센서 등 총 4개의 센서로 탑승자의 생체신호를 종합적으로 분석, 안전운전을 돕는다.

그동안 특정 생체신호만을 처리하는 제어기는 있었지만, 여러 생체신호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헬스케어 전용 제어기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를 들면 귀에 착용한 이어셋 형태의 센서(엠브레인)를 통해 졸음운전 등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졌을 때 시각(운전석 주위의 LED)과 촉각(진동시트), 청각(헤드레스트 스피커) 등 다양한 감각기관에 경고를 준다.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하면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을 권유하고, 차량 내부의 온습도나 이산화탄소 수치를 감지해 창문을 개폐하기도 한다.

앞서 지난 4월 경기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공공버스를 대상으로 ‘엠브레인’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엠브레인을 작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작동했을 때 부주의 발생이 25.3% 감소했으며 특히 가장 운전자들의 졸음이 쏠리는 식후에는 29.7%까지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부주의 발생 후 정상 운전이 가능한 주의력 복귀까지 평상시에는 6.7초가 걸렸으나, 엠브레인 알람을 켜니 2.3초 만에 회복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탑승자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체 리듬을 파악해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며 “안전기술의 관점을 차량 성능 개선이 아니라 탑승객 중심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포드가 심전도 센서가 장착된 운전자 시트를 통해 운전자의 블랙아웃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차량을 제어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BMW의 스티어링 센서는 손가락에 적외선을 쏜 뒤 반사된 빛을 이용해 전기전도도를 측정해 운전자가 심각한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지, 혈압이 위험값을 초과했는지 알려준다.

자율주행 시대, 차량 헬스케어 공간 된다

그러나 앞으로 자율주행 차량이 확대되면 운전자의 안전운행 측면보다는 탑승자의 스트레스나 각종 질환 등을 케어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운전자의 심박, 피부 전기전도도, 뇌파와 같은 생체신호를 통해 탑승자의 피로, 스트레스, 감정 상태를 판단하고 개폐장치·시동·시트 등을 조절하거나 음악·조명·향기 등으로 운전자의 상태를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아울러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하듯 탐승자의 체성분을 분석하고 스마트폰 등을 통한 이력 관리를 통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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