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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용의 질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령층 여성의 고용의 질이 가장 취약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한국의 고용의 질 평가’에 따르면 2020년 1월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고용의 양(취업자 수)은 올해 4월 기준 102.1에 이르지만, 고용의 질(지수)은 99.2로 100을 넘지 못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좋은 일자리는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어 고용이 안정적이고, 근로시간이 충분하며, 실직위험이 낮은 부문의 일자리’로 정의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체 노동자 중 취약노동자의 비중은 26.0%이며, 이 중에서 23.6%p는 다소 취약군, 2.4%p는 매우 취약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 비자발적 요인으로 근로시간이 부족한 노동자의 비중이 여전히 1.0%포인트(p) 높은데다, 취약 노동자 조건 가운데 3가지 이상 겹친 '매우 취약 노동자군'의 비중도 2.5%포인트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대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근로시간이 줄었고, 여러 조건에서 가장 취약한 일자리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는 뜻이다.

성별·연령별로 고용의 질 수준을 보면 핵심 노동연령층(30~59세) 남성이 가장 양호했으며 고령층(60세 이상) 여성이 가장 취약했다.

또 40대 이상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취약노동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직위험이 높은 부문(숙박음식업, 단순노무직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고용의 질 제고를 위해 근로시간 정상화가 힘든 노동자의 이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정책 노력(직업교육 및 고용서비스 강화 등)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20~30대 여성의 고용의 질은 남성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육아 중인 여성 노동자들이 경력단절 없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일자리 공유 확대, 재택근무 제도화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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