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대선 때는 ‘김포공항 존치’, 인천에서는 ‘공항 이전’ 입장 바꿔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김포공항 이전’ 맞장 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5월 19일 발산역 출정식에서 김태우 후보(좌측 두번째)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김포공항 이전’ 맞장 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5월 19일 발산역 출정식에서 김태우 후보(좌측 두번째)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김포공항 이전’ 맞장 토론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26일 지역방송 토론회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통한 강서지역 대개발’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는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일부는 인천공항에 통합시켜 약 1,100만 평에 이르는 강서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면 계양구는 강남에 붙어 있는 분당처럼 다시 발전의 기회를 누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대통령 후보시절에는 ‘김포공항을 존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만에 인천에서는 ‘김포공항을 이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현재 우리나라는 ‘김포공항은 국내선, 인천공항은 국제선’이라는 역할분담 이원화 공항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국내선 중심 하네다공항과 국제선 중심 나리타공항과 같은 개념이다. 

김포공항은 서울 도심과 가깝고, 하네다 공항은 도쿄와 가깝다. 여기에 김포공항과 하네다 공항은 국내선 뿐 아니라 동아시아 4개국 수도인 서울, 도쿄, 베이징, 타이베이 등 가까운 국가 주요 도시 노선을 연결해 도심공항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심 접근성 때문이다.

이에 맞춰 우리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미 김포공항 존속을 전제로 김포공항 주변을 드론택시 등 항공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혁신지구’의 미래산업특화지구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근거로 “앞으로 비행기는 수직이착륙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형여객기 수직이착륙이 상용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더욱이 여객기 수직이착륙이 실현되면 도심 접근성이 큰 김포공항 같은 공항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이 후보의 무책임한 김포공항 이전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경기 부천시 주민들과 인천 계양구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초래하고, 서울과 인천의 분열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경기 부천시는 이미 지난 2010년 공항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3자 협약을 체결해 국토부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을 상대로 오랫동안 설득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올 2022년 ICAO의 국제기준 개정안 작성을 거쳐 오는 2024년 국제기준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무책임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밝히면서 그동안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노력해온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경기도 부천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김포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서울 강서구·양천구, 경기도 부천시와 인천 계양구 주민 사이에 또 다른 갈등거 초래할 수 있다.

김태우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인한 지역간 갈등과 분열의 싹을 막기 위해 이재명 후보와의 토론을 제안했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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