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판 급성장한 배달앱...적자 지속
일상회복에 수요 감소...수수료 불만은 높아져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코로나19 특수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적자 폭이 늘어난 배달앱 운영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일상 회복 본격화와 수수료 불만 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배달앱 업계의 지속 성장이 가능할지 여부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2년여가 넘은 코로나19 기간에 전례 없는 호황으로 배달앱 업계는 급성장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시장 선점과 외연 확장에 치우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상회복이 본격화된 이후 이용자 감소와 배달비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져 업계는 비상이다.

공룡 배달앱, 독이 든 성배일까

국내 배달앱 시장은 주요 3개 사(올해 1월 기준 점유율 순 배달의민족 69%·쿠팡이츠11%·요기요20%)가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독과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시장구조에서 작년 국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5조6783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7년 2조7325억원에서 4년 새 10배 가까이 늘면서 급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폭풍성장에도 업계는 눈덩이같이 불어난 적자로 웃을 수만은 없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배달비용이다. 업체 간 배달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비용이 작년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넘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액은 2020년 1조 335억원에서 지난해 2조 87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적자 폭은 112억원에서 756억원으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배민은 배달원에게 배달비로 약 57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 ‘배민1’서비스 일명 ‘단건 배달’ 서비스로 한 번에 하나의 주문만 배달하는 신속배달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 2019년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쿠팡이츠는 국내 최초로 단건 배달을 앞세워 기존 업체를 맹추격했다. 쿠팡의 작년 영업손실은 14억9396만달러(약 1조8039억원), 쿠팡이츠 서비스의 당기순손실은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과열된 배달 경쟁으로 배달원 수가 부족해지면서 업계는 배달원 유치를 위해 프로모션 명목으로 웃돈까지 얹어줬고, 이용자를 대거 유인하기 위해 각종 할인 쿠폰과 행사를 벌이 등 적자 폭을 키웠다.

업계는 우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생태계 활성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서울 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는 단건 배달을 강조한 배민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사진=김혜빈 기자
서울 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는 단건 배달을 강조한 배민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사진=김혜빈 기자

코로나 ‘집콕’ 옅어져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영업시간 제한과 거리 두기 해제 여파로 주문 건수가 크게 줄어 업계는 위기에 봉착했다.

26일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정부가 거리 두기 조치를 해제한 18일부터 21일까지 국내 점유율 1∼3위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이용자(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는 총 1855만277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동기간 이용자 2354만8876명보다 약 21.2%(499만6101명) 급감한 수치다.

수익성 개선 ‘시동’

성장세 정체 우려에 업계는 수익 다각화로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민은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 최대 6000원+중개이용료 6.8%(기본형 기준)로 사실상 상향 변경했고, 클릭 광고 상품인 '우리가게클릭'을 출시해 클릭 수에 따라 광고비를 받을 예정이다.

쿠팡이츠도 지난 2월 단건 배달 요금을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 최대 5400원+중개수수료 9.8%(일반형)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유료 노출 광고를 도입한 이후 최근까지 광고 영역을 3개까지 늘렸다.

양사는 이외에도 인플루언서 등을 통한 라이브커머스 확대도 예고했다.

요기요는 단건 배달 경쟁보다 요기패스(할인 구독 서비스)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에 놀란 자영업자들 뿔났다

소상공인·자영업자·창업 커뮤니티로 유명한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회원들의 신속배달 불매 동참 게시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소상공인·자영업자·창업 커뮤니티로 유명한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회원들의 신속배달 불매 동참 게시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대다수 자영업자는 배달앱 수수료로 인해 배달시장이 망가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업체 간 배달시장 프로모션 경쟁으로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켰고 이를 개선하려는 자구책으로 배달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자영업자들의 반발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2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횟집과 호프집 등 홀 영업 위주 자영업자들은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고, 과도한 신속배달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SNS나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속배달 거부와 탈퇴를 인증하는 등 불매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선 배달앱에 대항하는 협동조합 등을 결성해 움직이고 있다.

적자에 발목 잡힐까? 성장 이어갈까?

배달앱의 성장 여부가 달린 중요한 시점에 업계는 배달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단순한 수익구조에서 다각화로 인한 흑자전환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에 한계와 수수료 인상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탈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한편 배달과 택배의 경계, 사업 간의 경계 허물어지면서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음식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는 코로나 진단키트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사업을 넓히는 등 음식 배달 플랫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눈부신 성장은 이룬 배달앱 업계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파할지 아니면 적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