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문제에 부당행위 없었다...국민께 송구"
아들 ‘현역→4급’ 재검시 경북대병원서 진단서 발급
의대 편입 당시 만점 준 면접관은 정호영 친구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설명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22.4.17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설명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22.4.17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자신의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에 대해 부당한 행위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녀 문제에 있어 저의 지위를 이용한, 어떤 부당한 행위도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는 결과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의심할 대목이 없다"며 "저는 검증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비전과 정책구상을 설명하기도 전에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몹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정 후보자는 일단 자녀 학사 편입에 대해 "학사편입 선발과정은 투명하게 이뤄졌고 평과 결과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본다"며 "어떤 형태로든 부당한 요청이나 압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딸의 경우 편입전형 1, 2단계 합산 점수가 33명 중 27위, 아들은 17명 중 7위였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심사위원 배정은 시험 당일 추첨 당일에 무작위로 배정해 누가 심사를 할 지 알 수가 없다"며 "편입 절차에 청탁 등이 불가능한 공정한 구조다.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또 아들의 4급 보충역 판정 과정 의혹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근거 없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면 그 기관에서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특히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각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해 합리적인 검증을 받기를 소망한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보다 자세히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서 저희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의혹이 언론을 통해 확대 재쟁산하고 있어 이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현재 제기된 여러 의혹이 분명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불필요한 염려를 야기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자녀들의 의대 편입이나 병역 판정에 대해 근거가 없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저와 제 가족뿐만 아니라 모교, 병원의 명예까지 손상되는 문제이기에 직접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편입학 ‘아빠 찬스’에 병역 논란까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2.4.17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2.4.17

정 장관 후보자의 자녀들을 둘러싼 의혹은 경북대의대 편입학 논란과 장남의 병역 의혹이다. 정 후보자 자녀와 관련한 석연치 않은 정황까지 나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처럼 똑같은 잣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인재근 의원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 A(91년생)씨는 2010년 11월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15년 11월 재검에서는 4급인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바뀌었고 2019년 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대구지방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A씨는 4급 판정이 나온 재검을 앞두고 필요한 진단서를 자신의 부친인 정 후보자가 있던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았다. 민주당은 4급 판정 때 제출한 병무진단서가 정 후보자가 있는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된 것으로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며 병무진단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A씨는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았으나 대입 준비 및 학업 등으로 2013년 척추질환(척추협착) 진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설명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은 대학 재학 중 척추질환이 생겼고 재차 받은 신체검사에서 척추질환에 따른 4급 진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 측은 “의사가 척추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찍고 4급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척추질환이 있다던 정 후보자 아들이 5년간 쓴 의료비가 15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척추에 이상이 있는 A씨가 이후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업무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 과장 '아빠 찬스' 논란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아빠 찬스’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당시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등 고위직에 있을 당시 이같은 편입학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편입 서류에 기재한 각종 경력과 봉사활동 내용을 둘러싼 논란도 의구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 후보자의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학 시험 구술시험에서 만점을 준 교수들은 모두 정 후보자의 친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딸은 경북대 의대 편입학 시험 구술평가에서 평가위원 9명 가운데 3명에게 만점인 20점(만점)을 받았다. 이들 교수는 2018학년도 정 후보자 아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시험에서도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경북대의대 방문 관련자료 제출 요구

국회 복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학교 측에 요구하며 입장문을 밝히고 있다. (사진=민주당 고영인 의원실 제공) 2022.04.15
국회 복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학교 측에 요구하며 입장문을 밝히고 있다. (사진=민주당 고영인 의원실 제공) 2022.04.15

민주당은 두 자녀 입시 비리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경북대를 향해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15일 오전 경북대병원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고영인 의원은 이날 경북대병원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담에서 "정호영 후보자가 각각 부원장, 원장이던 시기에 두 자녀의 의대편입이 이루어진 사실을 어떻게 공정과 상식이라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이 떳떳하다면 두 자녀의 편입학 자료들을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함으로서 국민적 의혹에 적극 해명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두 자녀 편입학 심사 자체의 공정성과 관련한 전체 자료 ▲두 자녀의 경북대병원 봉사활동 내역과 봉사에 따른 평가에 반영된 내역 ▲아들의 경북대 봉사활동 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