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 대해 정확히 알고 말하기란 쉽지 않다. 독일 역시 그런 나라 중 하나다. BMW, 벤츠,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가 많은 나라, 유럽연합의 중심국, 사회시스템이 잘 정비된 나라 등 긍정적인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세계 제1차, 2차 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등을 학살한 나라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독일의 또다른 일면이다.

 

이 책은 여행차 들른 독일에 정착해 10년을 보낸 저자가 보고, 듣고, 느끼고, 공부한 독일 사회를 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저자는 독일 사회의 프리즘을 통해 한국사회의 민낯까지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다루는 극우, 차별, 민족주의, 언론, 원전, 감시, 민영화, 복지 등은 우리 사회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 문제들을 독일 사회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독일사회의 문제와 묘하게도 우리 사회의 문제가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우리와 얼마전 저먼윙스 비행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독일, 그리고 나치의 수뇌부를 아직도 추적하고 있는 독일을 대비하고 있다.

모두가 잊지말자고 한목소리로 외쳤던 불행한 사고들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잊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빨리 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자고 외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저자는 잊지말자고 하고, 2차대전의 과오를 뉘우치며 단죄를 위해 나치 요원들을 아직까지 찾고 있는 독일과 과거의 치부를 미화하려는 몇몇 잘못된 사람들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한국, 딱 그만큼의 차이가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동석 지음·생각비행·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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