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강남 예산도 최고, 중구 최저 예산

구 재정 상태 어렵다더니…

지난해 12월 말을 기점으로 서울시 2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012년도 예산을 확정한 가운데, 대부분의 구청이 2011년도 예산보다 높게 예산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많은 예산을 확정한 곳은 강남구로 5,629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2010년도 예산보다는 삭감폭이 크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약 2% 가량 상승한 수치다.

예산이 가장 적은 곳은 중구로, 2,436억 원을 확정했다. 중구는 서울에서도 가장 인구수가 적은 곳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예산도 25개 구청 중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에 이어 예산이 많은 곳은 노원구(4,344억), 송파구(4,208억), 강서구(4,144억) 등이 모두 4,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 가장 높은 순으로 나타났으며, 예산이 가장 적은 곳은 중구에 이어 종로구(2,454억), 금천구(2,510억), 용산구(2,542억), 광진구(2,691억), 도봉구(2,720억), 서대문구(2,750억), 성동구(2,807억), 강북구(2,917억) 순으로, 모두 3,000억 원 미만의 예산을 확보했다.

중간 수준인 3,000억 원대 예산을 확보한 곳은 구로구(3,203억), 서초구(3,229억), 중랑구(3,248억), 강동구(3,296억), 영등포구(3,300억), 동대문구(3,300억), 마포구(3,308억), 양천구(3,486억), 은평구(3,516억), 관악구(3,521억), 성북구(3,671억) 등의 순을 보였다.

또한 올해는 유일하게 예산을 확정하지 못한 구청도 나왔다. 준예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동작구의회가 불명예를 안았다.

지방자치법 제131조와 지방재정법 제46조의 근거에 의한 준예산제는 구의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할 때, 법적위반 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다. 구가 준예산에 돌입하면 인건비 등 최소한의 유지비용만이 집행된다.

이와 관련해 동작구청의 한 관계자는 자세한 말을 아끼며 “준예산에 돌입하면서 대부분의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실 은평구도 때 아닌 무상급식 논란이 발생하면서 여ㆍ야당 구의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해 동작구와 함께 준예산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법정시한을 넘기면서까지 막판 협상에 돌입한 결과, 임시회까지 개최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해 겨우 2012년도 예산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한편, 대부분의 구청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과 맞물려 보편적 복지 예산에 상당부분 예산을 편성하고, 전시성 행사나 불필요 예산에 대해서는 대폭 삭감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또한 대부분의 구청이 지난해 보다 최대 10% 이상 예산을 늘려 편성했지만, 2012년에도 구 재정 상태가 어렵다는 등 약속이라도 한 듯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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