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악화로 인해 유언장 작성

▲ 황금자 할머니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출신 황금자 할머니(88)는 사후 모든 재산을 (재)강서구장학회에 증여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해 현재 공증까지 마친 상태다.

황 할머니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한 평생 드라마 같은 인생역정을 보냈다.

13살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고, 3년 뒤 다시 간도 지방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양녀로 맞아 키웠다.

하지만 아이가 10살 때 죽고, 그 후로 할머니는 홀로 평생을 살았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우며, 점심은 인근 복지관에서 끼니를 때우고, 겨울 난방비 마저 아껴가며 평소 검소하게 생활해 왔다.

그렇게 모은 돈과 정부에서 매달 지원하는 280여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 등을 아껴 지금껏 장학금으로 기탁한 금액만 총 1억 원.

2006년, 2008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각각 4천만 원, 3천만 원, 3천만 원을 기탁했다.

지난 7월엔 3차례 장학금을 기탁한 것이 세간에 화제가 되어 정부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한편, 황금자 할머니의 사후 전재산은 임차보증금, 은행예금 등 3천여만 원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자신을 위해서는 늘 아끼고 절약하며 사셨지만, 주변을 돌보고 베품에 있어서는 전혀 인색하지 않으신 분이다”며 “할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황 할머니는 노환으로 인한 병세가 악화되어 음식도 섭취하지 못하는 등 매우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는 황 할머니가 돌아가실 경우 강서구 조례에 의거 구민장으로 장례를 치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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