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식 시인

안재식 시인

안재식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지도위원, 중랑작가협회 회장, 중랑문학대학 및 소정문학동인 지도교수, 환경부장관(문학부문) 표창 외 다수, 시가곡 『어머니의 꽃밭』 등 20여곡, 저서 『야누스의 두 얼굴』 등 20여권이 있다.

구곡폭포 사람들

안재식 시인

 

울 엄니 고향은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폭포골이다

폭포수로 밥짓고 새벽을 여는 첫동네

푸성귀 하나에도 고맙다고 껄껄 웃는

의좋은 사람들이 별처럼 모여사는 곳

 

울 엄니 연지곤지 찍고 대처로 나왔어도

사계절 재잘거리는 구곡의 물소리와

이마에 떨어질 듯 맑게 살던 별들을

꿈결에도 못잊어, 내 나이 열댓 살부턴가

고향 오가는 엄니 심부름은 내 차지였다

 

학교 끝나 성동역발 춘천행 막차를 타고

벼랑끝 용케 매달린 강촌역에 내리면

달빛은 교교하고 개짖는 소리 아득했다

강촌삼거리에서 구구리 지나 폭포골까지

감자꽃 향기 젖은 오솔길이 참 정겨웠다

 

지금은 울 엄니 먼길 떠나시고

고향의 외갓집도 옛모습은 아니건만

그래도 세상이 아프고 외로울 때마다
구곡의 물소리, 맑게 살던 별들이 그리워
오늘도 나는 경춘선에 오른다

[시사경제신문=하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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