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4분의 1로 줄어...코로나 보다 굶어 죽는 게 무서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4일 오전 10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대리운전노동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주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정부에 최소한의 생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리기사를 찾는 콜 횟수가 예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평균소득이 2인 가족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대리노조는 "대리운전노동자 평균 소득은 175만원"이라고 말하면서 "이는 올해 2인 가족 법원 인정 최저생계비 185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로 대리기사를 찾는 콜 수가 예년보다 4분의 1로 급감하면서 소득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로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게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계유지가 어렵다"며 "대리운전을 자율산업으로 분류해 업체의 갑질과 수탈을 방조하고 대리운전노동자를 법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몰아넣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수입이 반토막이 났다며 생계를 꾸려 가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사진=김주현 기자

현장 발언에 나선 대리운전 기사 박경수씨는 "코로나 2단계 때만 해도 하루에 7만~8만원 벌었지만, 이제는 하루에 3만~4만원 밖에 벌지 못한다"며 " 온종일 일을 해도 가족들이랑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암담하다"고 호소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한 콜도 받지 못하고 밤새 길거리에서 헤매다가 첫차 타고 귀가하는 대리기사들이 많다"며 "최소한의 어려움을 넘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국회에서는 '필수업무 종사자 지원법'이 통과됐다. 재난 발생 시 필수업무 종사자 범위를 지정하고 보호하는 근거를 마련한 법이다.

이에 한기석 전국대리운전노조 경기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에서 필수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대리기사들을 위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창배 대리운전노조 교육국장 또한 "11월 지원법이 시행되기 전 현재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대리운전기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절체절명의 시기에 정부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경제신문=민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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