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인왕제색도 유치,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 전개

6월 4일부터 시작된 국민 청원은 7월 4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클릭
인왕제색도, 국보 제216호로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의 대표작

겸재정선미술관 ‘겸재’에 특화된 대한민국 유일 전문 미술관
지속적인 유물수집 활동 결과 원화 23점 보유 전시 및 관련 사업 추진
인왕제색도 유치 성공, 한국화 장르로 세계적 예술사에 한 획 그어

겸재정선 미술관 전경. 사진=원금희 기자


강서문화원과 강서구 주축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유치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운동이  전개 돼 문화계 전반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국민청원은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부에 기증한 겸재 선생의 인생 대작 인왕제색도를 강서구 소재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소장할 수 있도록 기획ㆍ추진하는 내용이다.

6월 4일부터 시작된 청원은 7월 4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한다. 청원 동의를 원할 경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http://www.president.go.kr)에 접속 후 ‘인왕제색도’를 검색, 해당 게시물을 찾아 ‘동의’ 의사를 표시하면 된다.

인왕제색도는 국보 제216호로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의 대표작이다.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상적 순간을 포착해 그 느낌을 호탕한 필묵법으로 그려낸 최고의 걸작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은 영조임금의 명에 따라 5년 동안(1740~1745) 지금의 강서구청장에 해당하는 양천현령을 지냈다. 겸재는 양천현령으로 재임 시 이 일대를 수시로 거닐며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등의 독보적인 화첩들이 이 시절 탄생했으며 ‘경교명승첩’에는 총 33점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그 중 ‘양천십경’은 강서지역의 풍광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양천팔경첩’은 겸재정선미술관 옆 궁산에서 바라본 한강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했다. 이러한 작품이 소장 된 겸재정선미술관은 ‘겸재’에 특화된 대한민국 유일의 전문 미술관이다.

특히 ‘겸재정선미술관’은 우리 산천을 독자적인 양식으로 화폭에 담아내 진경산수화풍을 완성한 겸재 선생의 예술 업적을 기리고 진경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2009년 건립됐다.

개관 이래 지금까지 지속적인 유물수집 활동을 펼친 결과 원화 23점 보유 전시 및 매년 겸재 학술대회, 겸재논문현상공모 사업을 통해 연구결과를 논문집으로 발간하고 있다. 매해 겸재정선미술관 주관 관련 강좌를 개설ㆍ운영해 후학 양성을 비롯해 선생의 회화정신과 진경산수화의 가치 보존에 매진하고 있다.

19년째 중견화가 대상 겸재진경미술대전을 개최해 진경산수화를 한국화적 또는 서양화적으로 해석ㆍ표현한 작품을 시상 및 전시하고 있다. 20~30대의 젊은 화가 대상 내일의 작가전을 통해 이들의 시각으로 진경산수화를 재해석하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왕제색도. 사진=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인왕제색도... “겸재의 문화 혼이 살아 숨 쉬는 강서구에서 소장 해야”

강서구는 겸재 선생이 양천현령으로 봉직한 곳이며 겸재정선미술관이 자리해 있다. ‘야객기려도’, ‘서호북파정도’, ‘산수도’, ‘귀거래도’, ‘청풍계도’등 그의 원화 작품 수십 점이 전시 돼 있다. 겸재 관련 다양한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겸재 정선의 인생 걸작인 인왕제색도가 그의 예술세계를 계승 발전시키고 문화 혼이 살아 숨 쉬는 강서구에 소장 돼야할 충분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 인왕제색도 유치 추진 위원장을 맡은 김진호 강서문화원장은 겸재의 대작을 강서구에서 소장해야 하는 대외적인 당위성에 대해 강력하게 주장했다.

김진호 원장은 “현재 대다수의 전국 지자체(지방자치단체)에는 도립ㆍ구립ㆍ시립 미술관 등이 들어서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서구는 겸재 선생을 특화한 겸재정선미술관이 소재해있다. 인왕제색도를 이곳에 유치해야 겸재의 예술세계를 더욱 현실화ㆍ구체화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의 원동력이 발현된다. 이를 계기로 한국화 장르로 세계적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 중앙박물관에는 다양한 국보와 보물이 소장돼 있다. 대부분 이 작품들은 순환 전시되기 때문에 큰 대작 일수록 일반인들의 관람 기회가 적다. 21세기는 문화 예술이 인간의 가치관을 지배한다. 이제 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국민들의 문화적 욕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왕제색도를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유치해 국민들의 관람 기회를 늘려 문화적 향유를 제공하는 일은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원장은 “정치, 사회 등 우리나라의 모든 정책은 중앙 집중적이다. 문화정책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수많은 국보와 보물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편중 돼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지방문화는 점점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에서도 국보와 보물 같은 대작을 분산 전시함으로서 지역 문화 발전의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이같은 배려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 부합 하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지자체 소재 미술관의 수준이 향상되고,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지방문화 활성화의 모멘텀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인왕제색도 유치 추진 위원장을 맡은 김진호 강서문화원장. 사진=원금희 기자


김진호 문화원장 “인왕제색도 유치 성공을 통해 지방문화 활성화 꾀해야”

지난 6월 4일 시작한 인왕제색도 유치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에는 강서 구민뿐만 아니라 각계의 많은 예술인들과 국민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청원은 20만 명의 동의를 구해야 청와대의 답변을 듣게 된다. 이에 유치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진호 원장은 문화예술 분야의 여러 인사들과 사람들의 고른 참여를 독려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강서구의 인왕제색도 유치 정당성을 강력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인왕제색도는 ‘겸재 선생이 작가로서 원숙한 역량을 선보인 이곳 강서구, 또 그의 원화가 전시된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유치해야한다’는 구민의 여론이 모아지면서 문화원과 구청이 이러한 여론을 구체화 하는 방안을 모색 하면서 국민청원 등 유치전이 시작됐다.

김진호 원장은 “서울과 전국의 각 문화원장들도 이번 인왕제색도 유치 성공을 통해 지방문화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국민청원의 정당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김 원장은 인왕제색도의 유치를 가정해 사후 관리까지 계획했다.

국보 216호인 인왕제색도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수장고의 증축 개보수는 물론 작품의 유지관리를 위한 인적자원 보강 등의 문제를 구청과 협의한 상태다. 인왕제색도의 격에 맞는 수장고 마련 및 시설 보강 등 국민들이 불편함 없이 작품을 관람하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김진호 원장은 이번 유치를 추진하면서 “그동안 강서문화원은 겸재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학술적 성과를 모으는데 주력해왔다. 겸재와 관련한 각종 전시와 교육, 학술대회, 문화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며 “겸재에 특화된 전문 미술관에서 선생의 걸작인 인왕제색도를 소장한다면 작품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왕제색도의 겸재정선미술관 유치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품격을 향상 시키고 역사적 인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런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전시하지 말고 작은 박물관이나 전문 미술관에도 소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작품 활동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다수의 전시를 통해 문화적 개방성과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인왕제색도를 겸재정선미술관에 유치 할 수 있도록 구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겸재정선과 양천현아(당시 강서구)의 역사적 배경이 담긴 상설전시관. 사진=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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