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보다 0.7%p 올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조덕상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DI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0.7%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3.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3.1%)에서 0.7%포인트 올린 수치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KDI는 내년에는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0~2022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9% 불과하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기존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KDI이 발표한 3.8%이라는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3.6%)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3%), OECD(경제협력개발기구·3.3%), ADB(아시아개발은행·3.5%) 등 주요 국제기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UBS(4.8%), JP모건(4.6%), 골드만삭스(4.4%), 크레디트스위스(4.2%), 바클레이즈(4.1%) 등 해외 투자은행(IB)도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끌어올렸다.

한국은행(3.0%)과 기획재정부(3.2%)는 각각 오는 27일과 다음 달 중순 수정 경제전망치를 발표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4%대 성장을 언급한 만큼 기재부의 전망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민간소비 부문 지난해(-4.9%) 기저효과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대면소비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4.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1.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내년에는 상승률이 1.1%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회복이 제한되면서 작년(-22만명) 기저효과에도 소폭 반등(19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살아나면서 33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가파른 개선 흐름을 보이며 8.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며 3.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시장 호조와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설비투자는 8.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2.8%로 증가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최근 주택을 중심으로 대규모 건설수주가 이뤄지면서 지난해(-0.1%) 감소에서 증가세(1.4%)로 전환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3.5%의 양호한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KDI는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속도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늦춰지고 백신 공급 여건 개선으로 이른 시기에 집단면역을 달성할 경우 경제가 강하게 반등하겠지만, 반대의 상황에서는 미약한 회복세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 회복에 따른 주요국의 정책 정상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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