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 구성...경영 쇄신안 검토

눈물 닦는 홍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물의를 빚은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 소집 진행해 이 같은 방침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비대위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도 요청할 계획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정재연 공장장이 맡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위원회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대표이사는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은 실질적인 혁신을 위해 소유와 경영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최대 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향후 비대위는 이사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비대위 구성과 활동 기한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사내이사 4석 중 3석이 공석이다. ‘불가리스 사태’로 인해 지난 4일 홍원식 회장은 사퇴했으며 홍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지난달 회삿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있어 보직 해임된 상태다.

이광범 대표이사는 이달 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단체메일에서 사의를 표했지만 차기 경영진을 선임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방침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해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것과 관련해 이달 4일 홍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입장발표를 한 바 있다.

당시 사과문을 발표하던 홍 회장은 고개를 숙이고 “모든 것에 책임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외조카 황하나 사건, 온라인 댓글 등의 여러 논란에 대해 직접 나서지 않고 부족했던 조치에 대해 시인했다.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며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을 요청했다.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제품 생산의 40%가량을 맡고 있다. 세종시는 오는 24일 청문회를 개최하고 남양유업 측 의견을 듣고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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