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곳, 중국 11곳 포함, 19개 기업 국내 증시 상장 대기

중국고섬 사태 이후 잠잠했던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이 다시 줄을 있고 있다. 이미 20개 가까운 외국기업이 대기하고 있다. 이중 연내 5곳이 상장될 예정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주관사계약을 체결한 외국기업은 총 7곳이다. 지난 2013년에는 총 2개사, 지난해에는 10개사가 계약을 맺으면서 현재 19개사가 코스닥시장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주관사 별로는 NH투자증권이 8개로 가장 많고 이어 신한금융투자 5, KB투자증권 2,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등은 각각 1개 씩이다.
 

▲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외국기업 현황. 자료 : 한국거래소

국내 입성을 준비하는 기업의 국적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다. 1개사로 연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국휘'라는 신발·의류 제조사다. 연매출은 3938억원 규모다. 그 밖에 가장 최근에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해남제약과 한상기업인 웨이나화장품 등이 국내 입성을 준비 중인 중국 기업이다.

이어 4곳의 미국회사가 대기 중이다. 한상기업인 아파치골프와 조이시스템이 지난해부터 코스닥상장을 준비 중이며 바이오업체 Catalyst Bio와 빅데이터 전문기업 PSI가 국내 입성을 노린다.

이어 인도네시아 2개사와 필리핀, 영국에어 각각 1개사가 코스닥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내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코스피 4개사, 코스닥 11개사 등 총 15개사다. 2009년부터 활발하게 진행되던 외국기업의 상장은 지난 2012년 이후부터 뜸해지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 국내증시에 들어온 외국기업은 코스닥의 엑세스바이오다. 그 이전에는 2012SBI액시즈가 가장 최근이었다.

외국기업의 국내상장이 뜸해졌던 것은 중국고섬사태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중국고섬은 지난 20111월 국내 주식예탁증권(KDR)을 상장하면서 허위로 재무제표를 기재한 사실이 적발된 기업이다. 상장 직후 거래가 정지되고 2년반이 지난 지난 20139월에 정리매매 뒤 상장폐지됐다.

이 사태로 외국기업들에 대한 투심은 크게 악화됐었다. 중국고섬에 손을 상장을 주관한 KDB대우증권과, 거래 정지 직전 추천주에 중국고섬을 언급한 삼성증권, 상장당시 회계심사를 맡았던 한영회계법인 등은 사건발생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복수의 관련 소송도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 일로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식품포장과 3노드디지탈이 연달아 자진 상장폐지되면서 외국기업에 대한 투심은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냉랭한 분위기에 훈풍을 불어 넣은 것은 바로 후강퉁이다. 국내 증권업계가 후강퉁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현지 리서칭 능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국내 시장에 상장시킬만한 기업을 찾는 능력도 함께 강화됐다.

당국이 중국고섬 사태 이후 외국기업에 대한 상장 요건과 상장 주관사의 책임 등을 강화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또 거래소가 올해 상장목표를 대폭 상향해 설정하면서 본격적인 외국기업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시선에 막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리 발을 빼던 외국기업들도 달라진 분위기를 인식하고 한국시장을 다시 들여다 보고 있다.

최근 지수가 크게 오르며 시가총액 신기록을 연일 경신하는 점도 외국기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의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한국증시의 상장매력이 매우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시장에서 화장품과 바이오·제약관련 업종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외국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진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을 준비중인 외국기업 19곳 중 4곳이 이와 관련된 기업이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외국기업에 대한 정보가 국내기업과 비교해 불충분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중국원양자원이나 차이나하오란 같은 곳에서 발생한 리스크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이 시기적절한 대응을 하기 어려운 일이 있었다""외국기업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가진 증권사를 골라 충분한 설명을 듣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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