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재산 모두 잃어...진정성 있는 사과 원해”

13년째 1인 시위 중인 김용태 대표와 김 대표의 노숙 시위 차량 내부, 안에는 텐트가 쳐져 있고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게끔 갖가지 물품이 비치돼 있다. 사진=김혜빈 기자

국회의사당 맞은편에는 ‘악질 하이트진로’라고 적혀있는 대형버스가 한 대 서있다. 이는 대기업 하이트진로음료가 대리점을 탈취하기 전 충남 지역 점유율 60%를 차지했던 중소 샘물 회사인 ‘마메든샘물’의 김용태 대표가 국회를 향해 다시는 본인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음료와 13년째 법적 다툼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소 샘물 회사인 ‘마메든샘물’의 대리점을 대기업인 하이트진로음료가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대리점 탈취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에 사업을 시작한 마메든샘물은 2006년 당시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대리점을 11개 갖추고 이 지역 샘물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었다. 또한 마메든샘물은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등 영업을 활성화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때 하이트진로음료는 마메든샘물 김 대표에게 ‘마메든샘물 대신 하이트진로음료의 석수를 판매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거절했다. 그러자 하이트진로음료는 마메든샘물 대리점에 자사 제품을 공급가의 공급가를 30% 낮추는 조건 및 각종 지원을 약속하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에 걸쳐 이들 대리점을 영입했다.

이 사건으로 김 대표는 10년~30년 지기들이 하는 기존 거래했던 대리점들을 잃어버렸고 회사는 폐업에 내몰렸다. 김 대표는 당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음료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2009년 하이트진로음료 측을 부당염매 혐의로 세 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김 대표는 1·2차 신고에서 피해가 인정되지 않자 공정위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여 교통방해죄로 49일간 구류 생활을 겪었다.

공정위는 3차 신고 끝에 2013년 3차 사업활동방해혐의로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하이트진료음료는 시정명령에 불복,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018년 7월 패소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음료는 이후 대리점 탈취 행위를 비판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온 김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으로 6차례 형사 고소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하이트진로음료가 고소한 3건의 형사소송과 2건의 민사소송을 치르고 있다.

김 대표가 낸 민사소송에서 지난해 11월 5억원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하이트진로음료는 김 대표에게 5억원을 지급하려 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를 거절해서 법원에 5억원이 공탁된 상태다. 5억원을 거절한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음료를 규탄하며 서초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하이트진로음료는 현재 김 대표를 형사고소했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김 대표의 아들과 처, 사위 등이 교대로 서초동 본사를 지키고 , 김 대표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버스를 구매해 국회 앞에서 노숙 시위를 하고 있다.

시사경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가 사업을 방해하지 않았다면 모든 재산을 경매로 잃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고속 성장하던 사업을 중단하는 사태 또한 없을 것이며 지금도 이런 노숙시 위가 아닌 사업에 전념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가 고속성장하던 중업기업을 불법으로 망하게 하고도 모자라 불법시위라고 주장하며 판·검사들을 매수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해를 본 금액이 5억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다”라며, “하이트진로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시는 본인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법안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앞, 김용태 대표의 노숙 시위 차량 사진=김혜빈 기자

김 대표의 손해 규모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대지를 포함 전, 답 약 2650평(현시가 약 60억원 상당)을 경매로 잃었으며, 현재 회천 채무 4억2000만원과 경매로 인한 양도소득세 체납액 2억 3000만 원 등 개인 채무 포함 약 10억 원의 채무가 남아있고 양도소득세 체납으로 인하여 자녀들의 학자금 보험까지 압류됐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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