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 AI의 지속적인 발생이 가격 끌어올려
대파 아닌 ‘금파’ 한단 오천 원, 떨어질 기미 보이지 않아

지난 7일 오후 양천구 소재 경창시장 모습. 사진=원금희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및 유례없는 긴 장마로 인한 여파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더욱이 올 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계란과 대파 등의 가격이 아직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 AI의 지속적인 발생 등으로 가격이 안정화 되지 못한 상태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양천구 소재 한 전통시장의 장바구니 물가를 살펴봤다.

대파 한단 5,000원, 계란 한판 9,500원, 가지(1㎏) 2.500원, 고사리(1㎏) 5,000원, 감자(1㎏) 2,500원, 부추 한단 2,300원, 팽이버섯(500g) 2,000원, 콜라비(개 당) 1,000원 등에 거래 됐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곡물값 등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도 그 추이를 같이 하고 있다.

이곳 시장에서 자주 장을 보고 있다는 주부 최모씨는(여, 46세) “전통시장의 물건이 싱싱하고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자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새는 모든 식재료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며 “매일 아침 밥상에 올리는 서민들의 대표적 식재료인 계란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모든 음식에 꼭 들어가는 대파는 금파가 된지 오래됐다”며 갈수록 장보기가 수월치 않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전년보다 2.3% 감소했다.

집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 소비가 크게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38만1천원)은 집밥 수요 증가에다 농축산물 가격 인상으로 전년 대비 14.6% 늘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가구·가전 수요가 늘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12만7천원)도 9.9% 증가했다. 마스크·영양제 구매가 늘어 보건용품 지출(22만1천원)도 9% 증가했고, ‘홈술’ 확산에 주류·담배 지출(3만8천원)도 4.8% 늘었다.

반면 대외활동 관련 품목 지출은 감소했다. 오락·문화 지출(14만원)은 국내·외 단체여행, 운동·오락시설 이용 감소로 전년보다 22.6% 줄었다. 교육 지출(15만9천원)도 22.3% 감소했는데, 지난해 고교 무상교육 확대와 학원 등 사교육비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의류·신발 지출(11만8천원)과 음식·숙박 지출(31만9천원)도 각각 14.5%, 7.7% 감소했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저소득층 지출만 늘고 나머지 계층의 지출은 모두 줄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105만8천원으로 전년 대비 3.3%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23만5천원)이 15.7% 증가한 게 주요 원인이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63만7천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3분위 가구(220만2천원)는 6.3% 줄었다. 4분위(289만3천원)와 5분위(421만원) 가구의 소비지출도 각각 3.7%, 0.3% 줄었다. 2~5분위 역시 식료품 지출은 늘었지만 오락·문화나 교육지출을 크게 줄여 전체 소비지출이 감소했다.

교통 관련 지출을 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금액은 28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2.4% 감소했지만,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교통 지출(64만원)만 전년보다 18.2% 증가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으로 자동차 구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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