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주택공급' 1순위 공약... 주요 재건축단지 35층 규제 완화 기대감 고조
"여당 다수의 시의회와 협치·정부의 공공주도 사업과 상생 필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세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강남과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단지. 사진=시사경제신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세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강남과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공급 실패를 불러왔다고 비판하면서 규제 완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용적률·층수 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억눌렀던 민간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수립된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가 대폭 수정되거나 폐기될 가능성도 있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8일 서울의 재건축 단지들은 오세훈 시장 시대를 반기는 분위기이다.

은마아파트는 2002년 말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2005년 안전진단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정비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재건축 활성화를 내세운 오 시장의 당선으로 서울시가 정비계획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합 설립을 시작으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목전에 두고 최근 아파트값이 수직 상승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 2구역(신현대 9·11·12차)과 3구역(현대1∼7, 10·13·14차·대림빌라트)도 지구단위계획이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2014년 '한강변 50층 규제'가 도입되면서 50층 재건축을 추진했던 강남권 주요 단지들은 사업성이 낮아졌다며 사업을 한동안 미뤄왔다.

층수 규제가 풀리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이 개선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다시 시동이 걸릴 수 있다.

국토교통부도 공공재건축 등 공공 주도 개발 방식을 적용할 때 35층 층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어 큰 이견은 없다. 오히려 층수 규제 완화는 정부의 공공재건축 등 공공 개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다.

재건축 추진 목동아파트 기대감 부풀어

재건축 추진 중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도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목동아파트는 14개 단지가 모두 1차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으나 지난해 9월 목동9단지에 이어 최근 목동11단지마저 2차 안전진단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였다.

지난해 6·17대책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가 대폭 강화한 이후 이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좌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아파트는 도봉구 삼환도봉이 유일할 정도다.

강남권이나 목동뿐 아니라 노원구 상계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안전진단 단계인 재건축 단지 역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은 선거기간 토론회에서 "안전진단이 보류된 목동과 상계동 아파트 주민들이 힘들어한다. 여의도 아파트도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다"며 "1년 안에 가시적인 변화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빨리 시동을 걸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여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나 국토부 등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어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안전진단 등 재건축 관련 규제는 대부분 중앙정부 소관 법령과 고시에 규정돼 있어 서울시 단독으로 풀어줄 수 있는 규제는 딱히 없다.

재건축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해도 공공기관으로부터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하고, 재건축 수익성을 좌우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시장 권한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시사경제신문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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