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 휴업...장기화 땐 부품사까지 타격 우려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현대자동차의 생산라인도 멈춰서게 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현대자동차의 생산라인도 멈춰서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1공장을 이날부터 14일까지 휴업한다. 이어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부터 공장별로 특근을 줄이고, 인기 차종 우선 생산 등으로 대응해왔지만, 결국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폭스바겐·제네럴모터스(GM)·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연초부터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자동차도 결국 이달 7~14일 울산1공장 소형SUV 코나 생산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현대차는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부터 공장별로 특근을 줄여온 기아는 이달 중 경기 화성공장의 특근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는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자동차 업계의 수요 예측 실패에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자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발주량을 줄였다.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가 반등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추세 또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차량에 평균 200개가 들어간다. 그러나 전기차는 이보다 2∼3배가 더 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단기간에 늘리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보다 수익성은 낮은 반면에 자동차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이 요구돼 차량용 반도체는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아 생산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이다.

또한 생산 물량을 늘리더라도 차량용 반도체는 발주에서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12∼20주가 소요된다.

최근 미국 텍사스 한파 등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공장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해지자 TSMC 등 대만 내 주요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공정 자체 조정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율을 2~3% 가량 확대시키기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파운드리 단계의 증산이 완성차 단계까지 반영되는 데 2개월 이상이 걸려 수급 상황이 즉시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3분이 이후에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전체로는 감산 규모가 96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67만2000대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로 국내 자동차부품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53개 자동차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며 "72%는 수급 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경제신문=서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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