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전투표율에 어야 엇갈린 해석…'샤이 진보' VS '정권 심판'

4.7 재보궐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영선(좌측)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지지층 결집을 위한 유세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김주현 기자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시민들은 누굴 선택할까.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나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실제 투표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 최근 선거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6년 4·13 서울 종로 선거 여론조사에서 당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보다 15%이상 앞선 지지도를 받았지만, 선거 결과는 정세균 후보의 승리였다.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지난 2016년 3월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 후보가 45.8%로 정 후보(28.5%)를 17.3%포인트 앞섰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절반인 50.1%가 오 후보를 선택, 정 후보(25.8%)의 배에 가까웠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정 후보 52.6%, 오 후보 39.7%로 정 후보의 승리였다.

2011년 4월 27일 강원도지사 재보궐 선거도 여론조사도 실제 투표 결과를 반영하지 못했다. 여론조사 기관의 흑역사라고 불릴 만큼 선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011년 4월14~16일 강원도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강원도지사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엄기영 후보는 48.5%, 최문순 후보는 28.5%로 엄 후보가 20% 포인트 가량 앞섰다.

비슷한 기간 한겨레가 더피플에 의뢰해 19세 이상 강원도민 115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도 엄 후보 46.7%, 최 후보 33.1%로 13.6%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개표 결과 최 후보 51.5%, 엄 후보 46.6%를 득표해 최 후보가 5% 포인트에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당선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방송 3사 여론조사 결과,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50.4%,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32.6%의 지지율을 얻어 두 후보 차이는 17.8%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의 오 후보 압승이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 오 후보는 47.43%, 한 후보는 46.83%를 득표해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0.6%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볼 수 없어 여야는 이번 선거에서 지지자들 결집을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사전 투표율 역대 최고...여야, 해석은 제각각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강동구 천호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우영 기자

사전 투표율도 선거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20.54%)를 경신하면서 여야는 각기 서로 유리한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은 이른바 샤이 진보의 표심으로 반영될 거란 분석이다. 박 후보는 3일 오전 성북구 공공 청년주택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역대 재보선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은 거짓말과 의혹으로 얼룩진 국민의 힘 후보를 심판하고 박영선, 김영춘 후보를 지키기 위한 투표열기"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은 정부에 대한 분노가 사전투표율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오 후보는 광진구 자양3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주기 위해 투표소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기녕 국민의 힘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높은 사전투표율은 이번 선거가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무능,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와 이를 옹호하는 민주당 인사들을 심판하는 선거임을 증명해주는 듯 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사전 투표율 최고치에 대한 여러 해석을 내놓았지만, 투표율만으로 어느 세대가 투표장에 나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한 방송에 나와 "사전 투표율로는 어떤 계층이 투표했는지 알 수 없는 이를 두고 유불리를 섣불리 진단할 수 없다"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자가 3일 비가 오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수서역 주변을 돌며 지자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