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여 개의 점포에서 다양한 재화 갖추고 생활 인프라 구축 ‘문화관광형시장’

7호선 남구로역, 2호선 대림역ㆍ구로디지털역, 1호선 구로역 등 접근성 뛰어나
아케이드, CCTV, 와이파이 구축, 구구쉼터, 공영주차장, 고객지원센터 등 완비
인종과 문화 넘어 새로운 만남을 연결하는 다문화 글로벌시장

코로나19 장기화, 경기침체, 물가상승...위기 극복 위해 상인들 자구 노력
구로구청...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 및 지원책 강구
중국인들과 교포, 외국인들의 발걸음 많아 특색있는 시장 분위기 연출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로 26길 54에 위치한 남구로시장은 중국인을 포함해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글로벌 문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원금희 기자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로 26길 54에 위치한 남구로시장은 중국인을 포함해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글로벌 문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 2호선 대림역ㆍ구로디지털역, 1호선 구로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우수하고 공영주차장(198면)이 확보돼 있어 장보기가 수월하다.

길이 367m, 면적 4,546㎡(1,378평)의 규모로 직녀거리(서문쪽), 오작교거리(사무실쪽), 은하수거리(패션타운), 견우거리(동쪽)로 나눠져 있다. 210여 개의 점포에서 의류, 야채, 정육, 과일, 중국식품, 수산물, 농산물 등을 판매한다. 중국식당, 한식당, 분식 및 한의원, 치과, 약국도 조성돼 있어 모든 재화와 생활 인프라를 고루 갖췄다.

이곳은 지역의 문화와 역사, 특산품을 연계한 시장 고유의 특성을 발굴ㆍ개발해 국내외 손님들이 장보기와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이다. 카페, 포차 및 쉼터를 만들어 고객 누구나 길거리음식을 즐길 수 있고, 특색 있는 중국식품 구매와 문화축제, 다양한 이벤트를 만끽하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남구로시장은 지역 특성상 중국교포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이들과 시장상인 간 상호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며 융합해 새 문화로 정착시킨다. 매월 넷째 일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정하고 상품 할인은 물론 사물놀이 및 기타 동아리 연주 등 다채로운 길거리 공연도 펼친다.

명절에는 중국변검, 아이돌 가수, 국악인 등을 초청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공연도 빠뜨리지 않는다.

현재 이곳은 단순하게 상품을 사고파는 장소에서 벗어나 인종과 문화를 넘어 새로운 만남을 연결하는 다문화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

남구로시장 현대화 사업 완료...'Digital GURO' 걸맞은 각종 최신시설 설치

남구로시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원금희 기자

남구로시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지상 2층, 면적 4,207㎡, 길이 355m, 높이 17m 규모의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안전 강화를 위한 소방도로 확보 및 스마트 화재 알림 서비스를 구축했다.

‘스마트 화재 알림 서비스’는 화재알림 시설과 IoT 기술을 접목해 화재 감지, 신고, 상황전파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각 점포별로 설치된 화재감지기가 연기, 열, 불꽃 등의 위험신호를 탐지하면 자동화재속보기를 통해 관할 소방서에 신고 사항이 접수된다. 관련 내용이 수신기를 통해 데이터 서버로 즉시 전송돼 해당 점포 주인과 주변 상인들, 구청 담당자 등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이와 함께 'Digital GURO'에 걸맞게 쇼핑 편의를 돕고자 LED 보안등, CCTV, 방송시설을 구축하고 무료 Wi-Fi 시설을 조성해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시장의 각종 정보와 이벤트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 바로미터에 위치한 공용주차장은 198면으로 원활한 주차가 장점이다. 주차장 옆 고객지원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화장실, 관리실, 상인회 사무실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한다.

배송시스템을 갖춰 반경 4km이내 지역에 한해 배달이 가능해 장보기의 부담도 덜었다. 각 점포마다 신용카드와 티머니 단말기가 비치돼 있어 결제 수단이 자유롭다.

특히 남구로시장은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 및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자체상품 발굴·개발 및 시장 대표 점포 육성에 주력한다.

지난해에는 고객편의시설 ‘구구쉼터’를 개소했다. 이곳은 시장 내 상가 건물 1층에 위치하며 총면적 53.2㎡로 책상, 의자, 세면대, 냉난방시설, 유아휴게실을 조성하고 1,300여권의 다양한 도서를 구비했다.

이 시장을 자주 찾는 주부 김모 씨는 “몇년 전까지 주차문제, 상품의 질, 날씨 등을 고려해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했다. 이제는 시장이 아케이드, CCTV 등 현대화 시설을 설치해 비가 오는 등 궂은 날씨에도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고 주차가 쉬워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사도 어려움이 없다. 특히 시장이 주는 생동감, 상인들의 인심이 더해진 덤, 보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즐기 수 있어 활기가 넘친다”며 남구로시장을 찾는 이유를 말했다.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직격탄... 구로구청 지원과 상인들의 자구책 마련

매주 금요일 1층 민원여권과 직원 등은 전통시장 살리기 차원에서 생활한복을 입고 근무한다. 원금희 기자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한민국 경제 전반이 어려운 가운데 전통시장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각 자치구별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 및 지원을 강구하고 시장 상인들 역시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남구로시장에서 20년 넘게 전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이 자리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길이 줄면서 매출도 약 50%이상 감소했다. 그나마 정부에서 지급한 몇 차례의 재난지원금으로 숨통은 트였지만 지속적인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은 고객들의 발길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도통 지갑이 열리지 않아 일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며 “지난해 18리터에 이만원 하던 식용류 가격도 2배 이상 오르고 야채값도 2~ 3배 인상됐다. 장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집에서 녹두전은 제일 기본 메뉴로 매출에도 큰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금은 녹두 자체를 구할 수 없다. 아무리 비싼 값을 지불해도 구매할 방법이 없고 그 이유도 몰라 녹두전 자체를 팔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여기 상인들 대부분이 연령대가 높다.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에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맥없이 쉴 수 없고 이런저런 이유로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처지의 상인들이 많다. 갈수록 매출은 떨어지고 손님은 줄고 일은 힘들고 물가는 다락같이 올라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통시장 대부분의 상인들이 이런 고충을 겪고 있어 각 자치구별 지원 대책 마련과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절실한 시기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남구로시장은 코로나19 등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점포 방역과 개인위생 및 마스크 착용을 더욱 강화했다. 여기는 구로구에서 손꼽히는 시장으로 유동인구가 꾸준하고 중국인들과 교포,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많아 색다른 시장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체 점포의 10~15% 가 중국상점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모든 식자재와 식품이 판매되고 있어 타 시장에 비해 다양한 상품을 풍부하게 갖췄다. 고객들이 물건 구입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상인들의 연령대가 다소 높아 온라인 판매가 여의치 않고 CCTV 사각지대 해소와 전선 지중화 사업 등 개선할 부분도 많다. 앞으로 우리 시장이 더욱 현대화 되도록 상인들과 힘을 합치고 구청과 협업할 계획”이라고 강조하며 “남구로시장을 찾는 모든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구로구청 민원실 직원들도 힘을 보탰다. 구청 본관 1층 민원여권과, 부동산정보과, 자동차관리과 직원 30여명은 매주 금요일과 명절 전후로 생활한복을 입고 근무한다.

생활한복 착용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돕고 구청 방문객에게 친근함을 전하기 위한 취지로 이성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중국상점 사진: 중국교포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중국식품점 모습. 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