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멘트 업체들의 재고 보유량이 급감하면서 건설 현장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멘트업계가 확보한 시멘트 재고는 50만t 규모다. 이는 원활한 시장 공급을 위해 필요한 필수 재고량인 126만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다.

협회는 “시멘트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설비의 최대 가동과 수출 물량의 내수전환, 철도화차 추가편성 노력 등 수급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재고 부족은 계절적인 요인과 정책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겨울철은 영하의 날씨로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타설이 어려워 시멘트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 시기에 맞춰 매년 1∼3월 각종 설비를 대대적으로 보수하는데, 올해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작업시간 단축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따른 친환경 생산설비 신규 확충 등으로 보수 기간이 크게 늘어나 생산 재개가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 업계의 예상과 달리 2017년 이후 3년 연속 급감했던 시멘트 수요가 작년 4분기부터 회복되면서 평균 126만t에 맞춰 유지하던 재고량이 작년 말 82만t까지 떨어지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또한 철도 화차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코레일이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면서 수년간 시멘트 운송용 철도 노선 5개를 폐쇄해 연간 100만t의 물량을 다른 운송 수단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또한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건설 현장까지 시멘트를 운반하는 BCT 차량도 최근 10∼20% 감소해 공급에 지장을 주고 있다. BCT 차량의 차주들이 시멘트 운송보다 운임이 높고 작업 여건이 좋은 컨테이너나 최근 급증하는 택배 운송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시멘트협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수요를 충당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공급 차질을 사전에 방지하고 수급이 안정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사경제신문=서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