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SK이노베이션, 분리막 특허 침해 없어"...분리막 자회사 SKIET 상장도 탄력

SK이노베이션 배터리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SK이노베이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사건에 대한 예비결정에서 ITC가 이번엔 SKIET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ITC는 "세부적으로 분리막 코팅과 관련한 SRS 517 특허 건에 대해 특허의 유효성은 인정"했지만,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특허에 대한 유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미국특허 3건과 양극재 미국특허 1건 등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2월 31일 LG측의 승리로 최종 결론이 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된 사건이다.

지난 2월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이에 대한 구제명령으로 SK 배터리와 부품을 10년간 미국으로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게 했다.

이번 판결은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제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IET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특허 소송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한 달가량 심사가 늦어지고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상장 적격' 판정을 내렸고 SKIET는 지난 31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 855만6000주를 발행키로 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이사회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SKIET 지분 90% 중 22.7%에 해당하는 1283만4000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IET 공모주식수는 총 보유 주식 1283만4000주가 된다. 1조11억원에 달하며, 전체 발행주식의 30%에 해당한다.

SKIET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이다. 이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최대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25년까지 매년 40% 성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SKIET는 지난 29일 "1조1300억원을 투입해 폴란드 내 분리막 제1·2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이번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최대 약 2조3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공모를 통해 모집된 자금을 배터리 및 분리막 등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분리막 시장도 자연스레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SKIET가 제조하는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여겨진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 최종 결정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ITC 최종판결은 대통령이 효력 발생 여부를 확정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한은 오는 4월11일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경제신문=서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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