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1~2월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LG에너지솔루션 2위·삼성SDI 5위·SK이노베이션 6위

2021년 3월 Global EV and Battery Shipment Tracker, 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전지업체 CATL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1위를 차지했다. 성장률도 시장 평균을 훌쩍 웃돌아 국내 배터리 3사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 CATL이 전년 동기 대비 272.1% 늘어난 8.0GWh를 기록해 모든 순위 1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같은 기간 17.3%에서 올해 31.7%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2021년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5.2GWh로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1위 CATL과 4위 BYD를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전체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1위를 지키고 있는 CATL은 베이징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중국 내 업체는 물론 BMW·폭스바겐·닛산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회사인 베이징 현대차도 CATL의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CATL에 이어 중국기업 BYD, CALB, 궈쉬안 등도 큰 폭 성장했다. BYD의 올해 1~2월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401.8% 늘어난 1.8GWh를 기록해 4위(점유율 7.0%)에 올랐다. CALB는 8배 오른 0.8GWh를 기록해 7위(3.0%), 궈쉬안은 153.2% 오른 0.5GWh로 9위(2.0%)다.

SNE리서치는 "1위 CATL과 4위 BYD를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전체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며 "중국 시장의 회복세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대부분의 중국계 업체들이 세 자릿수 이상의 급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 배터리 3사도 나란히 상위 10위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위를 지켰으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1~2월 기준으로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2월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45.8% 늘어난 4.8GWh를 기록해 2위(점유율 19.2%)를 지켰다.

삼성SDI는 전년 대비 23.8% 늘어난 1.3GWh를 기록해 5위(5.3%)에, SK이노베이션은 69.0% 늘어난 1.3GWh를 기록해 6위(5.0%)에 각각 올랐다.

2월 한 달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66.2% 늘어난 0.7GWh를 기록했다. 점유율 순위는 삼성SDI를 제치고 4위(6.3%)에 올랐다. 삼성SDI는 23.4% 늘어난 0.6GWh를 기록해 5위(5.7%)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62.1% 늘어난 2.6GWh를 기록해 국내 점유율 1위를 지켰다. 글로벌 점유율은 23.4%였다.

SNE리서치는 "국내 3사 성장세는 각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3 등 판매 호조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와 피아트 500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로 이어졌다"며 "SK이노베이션은 니로 EV와 메르세데스 벤츠 GLE PHEV 등 판매 증가에 힘입어 사용량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파나소닉의 1~2월 사용량은 전년 대비 54.4% 늘어난 4.3GWh를 기록해 점유율 순위 3위(17.2%)에 올랐다. 그러나 파나소닉을 포함한 다수의 일본계 업체 성장률은 시장 평균에 못 미쳐 점유율이 떨어졌다.

SNE리서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시장 수요가 8개월째 회복세를 이어갔다"며 "지역별로 중국, 미국, 유럽 시장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분간 중국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중국 지역에서 CATL을 필두로 한 중국계 업체들의 거래선 확장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경쟁 여건이 앞으로 더욱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초 경쟁력 배양에 더욱 힘쓰면서 성장 전략을 새롭게 정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세계 전기차 2위 업체인 폭스바겐이 미래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 적용을 선언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인 중국 현지의 전기차 업체 대부분은 각형 배터리를 채택해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업계는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해 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