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공장 1라인 코나 생산 차질...4월 7일~14일 휴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폭스바겐·제네럴모터스(GM)·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연초부터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자동차도 결국 울산 1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이날 비상회의를 열고 다음달 5~13일 휴업하는 방안을 논의해 휴업을 최종 확정했다.

현대차는 울산1공장은 1라인에서 코나, 2라인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한다. 반도체 부족으로 휴업이 확정된 곳은 1라인이다. 코나에 들어가는 일부 반도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1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 역시 현대모비스에서 납품하는 구동모터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며 감산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반도체 부족 때문이 아니라 현대모비스의 구동모터 생산 설비에 일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일주일간 울산1공장이 휴업할 경우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5는 6500대 량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코나에 다양한 반도체 부품이 들어가는데 이중 일부의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아이오닉5 감산과 코나 반도체 부품 부족 문제가 겹치며 울산 1공장을 휴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 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 단위로 재고 점검을 하며 주말 특근 등 생산계획을 점검해왔다. MCU는 자동차에서 여러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현대차·기아는 올초부터 반도체 재고 확보를 위해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에 반도체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생산업체와 물량 확보 협상을 벌여왔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안과 전세계적 전동화 추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제네럴모터스 등 세계 완성차 업체가 경쟁적으로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미국 택사스 한파로 2월 17일부터 오스틴 지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지난 19일에는 MCU 세계 생산 2위인 일본 르네사스에서 화재까지 발생하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지속되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점차 확대돼 1분기에만 세계적으로 100만대가량의 자동차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현대차그룹도 부품 수급 이슈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재팬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제품을 만들 수 없지만,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얼마만큼 반영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반도체 수급난이 내달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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