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가 토건업자 배만 불려...땅장사 금지법 발의할 것“
경실련 "10년간 공공택지 매각해 5조5000억 차익 챙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시사경제신문

서울토지주택공사(SH)가 지난 10년간 여의도 면적에 해당하는 87만평 규모의 공공주택부지를 민간에 싼 값에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S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20년 SH가 보유한 택지매각 규모는 87만평으로 당시 판매가는 14.2조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37.7조원으로 약 2.7배 올랐다.

유형별로는 기타시설(호텔, 주유소, 자동차 관련 시설, 종교시설 등)에 35만평, 상업/업무시설에 21만평, 민간 공동주택 건설업자에게 16만평, 민간 단독/연립주택 건설업자에게 4만평을 매각했다.

특히 3.4조에 매각한 상업/업무 지역의 현재 시세는 17.3조원으로 5.1배나 올랐다. 민간 건설업자에게 2.7조원에 판 택지도 현재 시세 9조원으로 3.3배나 올랐다. SH가 국민의 세금으로 사들여 공공개발한 땅을 소수 구매자에게 싸게 팔아 이득을 보장해준 셈이다.

실제로 SH가 평당 1,754만원에 판매한 마곡13단지 택지는 현재 시세로 평당 7,300만원에 육박한다. 특히 세곡2지구 2블록은 토지를 평당 1,465만원에 팔았으나 현재 시세는 1억70만원으로 무려 7배가 상승했다. SH가 싸게 팔아버린 땅이 모두 폭등하여 부동산 가격까지 함께 끌어올린 정황적 증거다.

하 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할 SH가 토건업자 배만 불려주는 땅장사꾼이 되었다”며 “강제수용한 토지의 수익을 공공이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SH 땅장사금지법’을 조만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 "SH, 10년간 공공택지 매각해 5조5000억 차익 챙겨"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가 지난 10년간 87만평의 공공택지를 매각해 5조5000억여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SH는 28개 사업지구에서 총 86만7993평의 택지를 매각했다. 매각액은 14조2363억원으로 평균가격은 평당 1640만원이다. 택지의 평균수용가는 평당 334만원이고, 유상면적으로 나눈 용지비는 평당 633만원이다. 평균 조성원가는 평당 1010만원으로, 수용가보다 3배 높았다.

전체 조성원가는 8조7679억원으로, SH가 택지 매각을 통해 얻은 이익은 5조4684억원인 셈이라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공공이 택지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했다면 값싸고 질 좋은 장기공공주택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었고 집값 안정에도 기여했을 것"이라며 "서울시와 새로 선출될 서울시장은 SH의 땅장사를 즉각 중단시키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는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많이 공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사경제신문=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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