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靑 "부동산 관련 엄중한 상황 감안"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임대차법 시행 직전에 자신의 소유 청담동 아파트 전세값을 14% 인상해 논란을 일으킨 김상조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이은 LH 땅투기 의혹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40-50대 세대마저 등을 돌리면서 자칫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김 실장을 보도 하루 만에 전격 경질한 것도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김 실장은 전날 오후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고 오늘 오전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하자마자 이같이 결정됐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상조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유 실장은 "이호승 정책실장은 경제 등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감각이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퇴임 인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할 엄중한 시기에 국민께 실망을 드린점 죄송하다"며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인사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야 하는 것이 마지막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실장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임대차 3법의 시행 이틀 전인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8억5천만원에서 9억7천만원으로 14.1% 올려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했다.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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